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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의 뷰파인더] 전경련 김병준號, '정경유착' 낙인 지울 시한 '3개월'

성상영 기자 2023-05-27 06:00:00
김병준 전경련 직무대행, 8월 말 임기 만료 '4대 그룹 복귀·정의선 회장 선임' 관측 확산 '유착' 막고 '협치' 강화할 장치 마련이 과제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혁신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전경련]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갓생 한 끼)'과 간판 교체, 업종별 위원회 설립 등을 골자로 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혁신안이 지난 18일 발표된 이후 시선은 4대 그룹으로 쏠렸다. 삼성·SK·현대자동차·LG가 전경련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빠르게 확산했다.

일명 '4대 그룹 전경련 복귀설'과 함께 제기된 또 한 가지 소문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근거는 지난 25일 열린 '갓생 한 끼'에 정 회장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이 전경련 단독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6년 만으로 이는 4대 그룹 복귀와 정 회장 선임을 기대하는 밑거름이 됐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전경련이 옛 위상을 되찾으려면 4대 그룹이 복귀해야 한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해 왔다.

김 직무대행이 앞서 발표한 혁신안에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전경련으로 흡수 통합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4대 그룹은 2016년 전경련에서는 탈퇴했으나 한경연 회원사 자격은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단체가 통합하면서 회원사를 어떻게 승계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4대 그룹이 통합 조직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따라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전경련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정경유착의 창구라는 낙인을 지우는 일이다. 2017년 4대 그룹이 탈퇴한 원인이 소위 '국정농단'이었기 때문에 이 기억을 걷어내는 작업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정치·행정 권력 등 부당한 압력을 단호히 배격한다'는 내용이 담긴 윤리헌장을 만들어 향후 총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외압을 차단하는 윤리경영위원회도 설치된다.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으로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으면서 내부적으로 정경유착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혁신을 주도한 김 직무대행은 오는 8월 말 임기를 마친다. 김 직무대행이 "6개월만 하겠다"고 못을 박은 만큼 직대 체제 마무리까지는 3개월 남았다. 정경유착 꼬리표를 떼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전경련에 가입할 유인이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경제계 공통 이익에 관한 내용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직무대행은 남은 3개월 간 정부와 '유착'은 피하되 '협치'는 활발히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숙제를 떠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