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김종형의 해봤소] 레노버 리전 Y700, 1년 후 가성비 'UP'

김종형 기자 2023-04-01 06:30:00
지난해 3월 출시, 1년 후 가격 대폭 하락, 8.8인치 375g 무게 고주사율 화면에 듀얼 스피커 탑재로 게임 적합 2년여 전 스냅드래곤 870 칩셋이지만 게임 성능은 최신 버전 뛰어넘기도 작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선 '최상급'...애플 아이패드 미니 비교해도 우위 확고

레노버 리전 Y700 태블릿[사진=김종형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출시한지 1년 넘은 레노버 게이밍 태블릿 '리전 Y700'이 정보기술(IT) 애호가들의 눈길을 받고 있다. 출시 가격이 초창기보다 크게 내려가면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극한으로 높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다.

리전 Y700은 레노버의 게이밍 전문 브랜드 '리전(Legion)'에서 처음 내놓은 8.8인치 태블릿이다. 지난해 3월 중국 내수용으로 출시됐지만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았다. 고성능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휴대성이 좋은 8인치대 태블릿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중고 거래를 통해 약 10일간 일상 용도로 사용해본 리전 Y700은 애호가에 딱 맞는 휴대용 고성능 태블릿이었다.

리전 Y700 패키지 안에는 50와트(W) 충전기가 동봉돼있다. 최근 많은 제조사들이 '친환경' 기조를 내세우며 충전기를 빼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기가 제공되는 것이 좋다. 중국 내수용 제품인 만큼 충전기는 110볼트(V) 콘센트로 별도 변환용 기기가 필요하다. 태블릿 자체는 45W까지 급속충전을 지원해 1시간여 정도면 0%에서 100%까지 내장 655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레노버 리전 Y700 태블릿 후면부[사진=김종형 기자]


제품 외관은 레노버 태블릿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깔끔한 모습이다. 전면은 8.8인치에 화면을 거의 가득 채우는 베젤리스(좁은 테두리) 디자인이 적용됐다. 뒷면에는 레노버 로고와 함께 'LEGION'이라는 브랜드 명칭이 함께 써있다. 소재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글라스(유리)가 적절히 섞여있다. 지문이 잘 묻는 편이지만 '잘 만든 기계' 특유 단단한 만듦새가 느껴진다.

게이밍 태블릿 용도에 맞게 외관도 게임에 최적화돼있다. 로고 자체도 가로로 사용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게임을 위해 기기를 파지해도 스피커가 가려지지 않는다. 스피커가 위쪽으로 가도록 기기를 잡았을 때, 상단 오른쪽 부분에는 아이폰 소리/무음 스위치와 비슷한 모습의 버튼이 하나 더 달려있다. 게임 성능을 보여준다거나 화면 자동 회전되도록 하는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전원과 볼륨 버튼도 모두 한 모서리에 위치시켜 게임할 때 간섭되는 일이 없었다.
 

레노버 리전 Y700 태블릿 포트, 버튼 구성[사진=김종형 기자]


리전 Y700의 무게는 375g으로 애플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한 크기임에도 묵직하다. 화면 크기가 비슷함에도 리전 Y700이 묵직한 이유는 방열판 때문이다. 모든 전자기기는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을 할 때 칩셋에서 열이 발생한다. 제품이 지나치게 얇거나 가벼운 경우 열을 식힐 '쿨링' 성능이 뒤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리전 Y700 기기 내부에는 열이 잘 통하는 고가 소재 '베이퍼 챔버'가 들어가 훌륭한 쿨링 성능을 발휘했다.

화면은 '황금 비율'이라 불리는 2560X1600 해상도의 LCD IPS 패널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도 적용되는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가 전면에 적용돼있다. 최대 밝기는 500니트(Nit)까지 올라가며 색 영역도 sRGB 100%, DCI-P3도 90% 이상 영역을 만족한다. 반사 방지 처리가 덜 됐다는 점은 다소 불만이지만 상급 화면이라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정도다.
 

리전 Y700에는 8인치 제품 전반에 걸쳐 방열판이 탑재됐다.[사진=레노버 홈페이지 캡처]


리전 Y700에는 2년여 전 칩셋인 스냅드래곤 870이 탑재됐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 S23 시리즈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Gen 2보다 측정되는 점수(벤치마크)는 많이 낮은 물건이다. 이상한 점은 실제 게임 성능을 체감할 때는 오히려 최신 스마트폰보다도 나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게임로프트  '아스팔트9'이나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등 모바일 고사양 게임을 즐길 때에도 120헤르츠(Hz) 주사율까지 활용할 수 있고, 안정성도 뛰어나다. 기기 전체에 방열판을 적용해서인지 게임 중 기기 온도도 균일하게 올라가는 편이다.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전용 이용자 인터페이스(UI)도 "이 브랜드는 게임에 진심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점이다. 게임 전용 모드인 '비스트 모드'를 켜면 발열이 더 발생하긴 하지만 성능이 크게 늘어난다. 이외 돌비 애트모스 음장 시스템이 적용된 듀얼 스피커 역시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에선 준수한 편이다. 애플 아이패드처럼 균형잡힌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간단한 음악 감상이나 게임 중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중국 내수용인 기기 특성상 한자가 보이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사진=김종형 기자]


리전 Y700의 가장 큰 단점은 중국이라는 것이다. 내수용 제품인 만큼 읽을 수도 없는 간체 한자가 계속해서 나온다. 별도 설정을 통해 한국어를 지원하도록 바꿀 수도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마치 윈도우를 사용하는 것처럼 태블릿 초기 설정 당시 구글과 네이버에서 지식을 찾아야 한다. 적용된 소프트웨어인 구글 안드로이드 12 기반 'ZUI 14'는 펜까지 지원하면서 최적화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기기 사용 중 한자가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갖은 노력이 필요했다. 펜은 레노버 전용 프리시전2나 액티브3 등이 호환되지만 별도 구매하지 않아 써보지 못했다. 애호가들 사이에선 "선을 그을 때 끊김이 발생해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10일간 써본 리전 Y700은 초창기 설정 과정과 약간의 IT 지식만 있으면 크게 만족할 수 있는 태블릿이었다. 태블릿 주요 용도인 영상 시청, 음악 감상, 콘텐츠 이용 등에도 무리가 없다. 넷플릭스도 최고 화질을 즐길 수 있는 'L1' 수준을 만족하고, 유튜브 등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4K 고해상도 화질까지 지원한다.
 

리전 Y700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김종형 기자]


레노버는 전 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1위 점유율을 가진 대형 브랜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경우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시리즈로 주름잡고 있지만 8인치대 제품은 몇 년째 내고 있지 않다. 리전 Y700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최고 수준 성능 △휴대성이 좋은 크기 △게임과 콘텐츠 이용에 적합한 화면 비율과 품질 △소프트웨어 음장 보정을 통해 개선 가능한 소리 등 장점을 모두 갖췄다. 가장 성능이 좋다는 8인치 태블릿인 애플 아이패드 미니 6와 비교해도 화면 주사율(2배 차이), 운영체제(안드로이드), 특히 가격(2배 차이)에서 비교 우위가 확고하다.

리전 Y700은 출시 당시 48~55만원 수준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판매됐지만 현재는 일반 오픈마켓에서도 35만~40만원 사이에 구매가 가능하다. 출시 모델은 램 8기가바이트(GB)에 저장용량 128GB 혹은 12GB 램에 256GB 저장용량 등 두 종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