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전화 통화가 잦은 직장인들을 위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해 인공지능(AI) 음성을 만들고, 이를 통해 통화가 어려울 때 메신저처럼 통화를 미리 받을 수 있는 '텍스트로 전화 받기' 기능이다.
텍스트로 전화 받기는 수신자가 전화를 받기 어려울 때 사용 가능한 기능이다. 목소리로 전화를 받기 어려운 경우 그동안 문자로 거절해야 했다면, AI목소리를 이용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수신자는 발신자에게 음성으로 전환된 텍스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발신자는 수신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음성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이런 기능은 회의나 미팅 등 외부 일정이 많은 직장인에게 적합하다. 급한 전화인데 통화를 하기는 어려운 자리일 때, 미리 입력한 간단한 문구로 통화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빅스비 업데이트와 함께 내 목소리를 추가할 수 있게 된 텍스트로 전화 받기 기능을 약 1주일가량 사용해봤다.
텍스트로 전화 받기 기능은 지난해 12월 업데이트됐다. 당시에는 한국어만 지원했고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AI목소리로만 전화 응답이 가능했다. 지난달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사전에 지정된 18개 문장을 따라 읽으며 녹음하고 AI에게 학습시키면 나만의 음성을 만들 수 있다.
설정 방법도 간단했다. 빅스비를 지원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통화 앱에 들어간 뒤 '텍스트로 전화 받기' 메뉴를 활성화하면 된다. 나만의 음성을 추가하려면 통화 앱 설정→언어 및 음성 설정→음성 추가→나만의 음성 만들기 메뉴로 들어가면 된다.
기자의 목소리를 AI에게 학습시키기 위해 18개 문장을 따라 읽어봤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들고 30cm가량 떨어진 곳에서 문장을 또박또박 따라 읽으면 된다. 제대로 읽지 않으면 AI가 제대로 하라고 타박을 준다. 18개 문장 녹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약 20여 분간 AI 학습이 시작된다. 중간에 다른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같이 실행하는 경우 학습 속도가 느려진다.
녹음이 끝난 뒤 만들어진 기자의 AI목소리는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어투나 억양 등을 반영하지는 않아 기계음으로 느껴지기는 했지만 평소 음색이 그대로 반영돼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들려줘도 "이 정도면 비슷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월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빅스비를 내놓고 지속적인 개선점을 내놨다. 나만의 음성을 만들 수 있게 된 지난달 업데이트에서도 빅스비를 부르는 명령어를 개인화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텍스트로 전화 받기 기능은 빅스비 지원 갤럭시 스마트폰이면 가능하지만 현재 나만의 음성 만들기 기능은 갤럭시 S23 시리즈에서 지원되며 향후 지원 모델이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통화 기능을 넘어 다양한 삼성 애플리케이션(앱)과 호환시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두 가지 기능이 섞여 빅스비를 불렀을 때 연인·친구 목소리가 응답하도록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김영집 삼성전자 MX사업부 AI팀장 부사장은 텍스트로 전화 받기와 빅스비 업데이트 후 "삼성전자는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H2M(Human-to-Machine) 인터페이스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들이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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