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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형의 해봤소]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대체 불가 고성능 노트북"

김종형 기자 2023-03-18 07:30:00
고사양 하드웨어 14인치에 성공적 이식 노트북, 구매 때 여러 평가요소 고려해야...가진 돈과 '밸런스' 고려해야 제피러스 G14, AMD CPU·GPU 탑재한 '라라랜드'로 성능 출중 1.65kg에 14인치 고급 디스플레이·스피커...사무용으로는 버벅임 '제로' 이동 잦은 직업군엔 완벽, 공식 가격 220만원대

ROG 제피러스 G14(GA402RJ)[사진=ASUS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ASUS(에이수스)는 대만 브랜드로 자국 내에서는 국내 삼성전자만큼의 입지를 가진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가격 대 성능비(가성비)를 인정받아 국산 브랜드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자가 지난 1월 특가 시즌에 직접 구매해 2달여간 써본 2022년형 'ROG 제피러스 G14(GA402RJ)'는 에이수스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이유를 알 수 있는 모델이었다. 휴대성과 성능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노트북으로 '대체 불가능'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노트북을 구매할 때는 여러 평가요소가 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무게 △작업 성능 △발열 관리 성능 △디자인, 마감 △화면 △소리 △입력장치 △전원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라인업을 짠다.

문제는 평가요소 중 한 부분 성능이 올라가면 다른 부분 성능은 내려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업 성능이 좋은 노트북은 크기와 발열 관리 등 성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성능이 좋은 노트북은 뜨겁거나 무겁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려할 항목과 제조사가 많아 혼란을 느끼기 쉽다. 평가 요소 '밸런스'와 자금 상황을 고려해 알맞는 노트북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ROG는 에이수스가 게이밍을 중점적으로 내놓은 브랜드로 2006년 출시됐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보다 디자인이나 마감을 신경썼고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도 최적화했다.

ROG 브랜드는 보급형 모델인 'TUF'와 중·고급형 모델인 '스트릭스', '제피러스'로 구분된다. TUF의 경우 고사양 작업이 가능하지만 노트북 크기가 크고 무거우며 마감이 고급스럽지는 않다. 스트릭스는 TUF보다 마감을 고급화한 모델이다. 기자가 구입한 모델인 제피러스는 '서풍'을 의미한다. 휴대가 편한 경량형 모델 라인업으로 평가받는다.
 

ROG 제피러스 G14(GA402RJ)[사진=ASUS 홈페이지 캡처]


ROG 제피러스 G14(GA402RJ)에는 CPU와 GPU 모두 미국 AMD에서 개발한 칩셋이 들어있다. CPU는 라이젠 5세대 렘브란트 R9-6900HS, GPU는 라데온 RX6700S다. 노트북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앞글자를 따 '라라랜드 조합'이라고도 부른다. 라데온의 경우 시장 점유율에서 엔비디아 RTX 시리즈에 밀리지만 성능은 비등하다.

제피러스 G14는 1.65kg 무게와 14인치 화면이 적용됐다. 2kg 미만 게이밍 노트북은 업계에서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게임이 가능할 정도로 고성능인 노트북의 경우 내부에 많은 부품, 발열 관리용 설계가 필요해 두께나 무게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피러스 G14는 내부에 열 전도 효율이 좋은 '리퀴드 서멀', '베이퍼 챔버' 등 고급 부품들을 잔뜩 달았다. 램은 DDR5 규격인 8기가바이트(GB)가 두 개 달렸다. 슬롯 하나는 교체가 가능하다. 제피러스 G14 일부 모델에는 노트북 상판에 '애니미 매트릭스'라는 고유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자가 구입한 모델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ROG 제피러스 G14(GA402RJ) 포트 구성[사진=ASUS 홈페이지 캡처]


연결성도 좋다. USB-C타입 포트 2개와 USB-A타입 포트 2개, DC 충전포트와 HDMI 2.0b 포트까지 마련됐다. 영상 작업도 고려한듯 마이크로SD카드 슬롯도 마련돼 용량을 추가적으로 확장하기 쉽다. C타입 포트의 경우 100와트(W) PD(Power Delivery)충전과 DP(Display)출력이 모두 가능해 가방 무게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화면은 황금비율에 가까운 16:10에 고해상도(2560X1600)·고주사율(120헤르츠)이 적용됐다. 과거에는 16:9로 게이밍에 적합한 사양이었지만 작업 등에 적합하도록 변화를 줬다고 한다. 2021년 모델까지만 해도 화면이 180도 이상으로 열리지 않았지만 올해는 힌지 설계에 변화를 줘 어떤 각도로도 거치할 수 있게 개선됐다. 에이수스가 지난해 고급형 디스플레이의 표준이라며 자랑한 '네뷸라 디스플레이'에 부합하는 사양이다.

스피커와 입력장치 품질도 좋다. 14인치라는 작은 구성에도 불구하고 4개 스피커를 탑재해 음질이 만족스러웠다. 과거에는 고가 게이밍 노트북이어도 저렴한 스피커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제조사들도 변화하고 있다. 에이수스도 이런 소비자 수요를 잘 파악했다. 키보드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보였지만 반발력과 구분감이 적절하고 타건 소음도 크지 않았다. 게이밍은 물론 사무용으로도 이용하기 충분할 만했다.
 

ROG 제피러스 G14(GA402RJ)[사진=김종형 기자]


작업 및 게이밍 성능은 사무용으로는 넘치고 고사양 작업이나 게이밍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일반 사무용으로는 인터넷 창을 50여 개 이상 켜고 작업해도 전혀 버벅임이 없고 QHD 이상 고해상도의 영상 편집까지 무리없이 가능하다. 국내 이용자가 많은 게임으로 성능을 가늠했을 때 △오버워치(QHD 최고 사양) 평균 200프레임(fps) △디아블로2 레저렉션(QHD 최고 사양) 평균 60fps △배틀그라운드(QHD 최고 사양) 평균 75fps 등 성능을 발휘했다.

전원 성능도 다른 휴대용 모델에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다. 화면 밝기 100%(약 350nit)에 120Hz 등 디스플레이 설정을 최고로 맞춘 뒤에도 5시간 이상을 버틸 수 있었다. 제피러스 G14는 100W C타입 충전도 지원한다. C타입으로 충전하는 동안에는 작업 성능이 다소 저하되는 점은 아쉬웠다.
 

ROG 제피러스 G14(GA402RJ)는 14인치 크기에 발열 관리를 위해 값비싼 부품을 대거 탑재했다.[사진=ASUS 홈페이지 캡처]


결과적으로 제피러스 G14는 고사양 하드웨어를 14인치 크기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모델이었다. 괄목할만한 점은 노트북 애호가들이 단점으로 지적해온 점들을 이번 모델에서 대부분 개선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14인치에 1.5kg가 넘는 노트북이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이동이 잦으면서 고사양 작업을 자주 하는 직업군이라면 제피러스 G14 외엔 대안이 없다.

제피러스 G14는 △문라이트 화이트(흰색) △이클립스 그레이(쥐색) 등 두 가지이며, 현재 에이수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220만원대 가격에 판매 중이다. 오픈마켓에서는 170~2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지만 특정 기간에는 120만원대까지 구매가격이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