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은행, 예대마진 축소하라는 당국 압박에 '미끄덩'…순익 19%↓

이석훈 수습기자 2023-03-24 17:36:05
"예금금리 인상이 이윤 감소에 직격탄" 취약차주 상환 능력 악화에 연체율 3%대 상승

24일 서울 소재 한 저축은행 대출 창구[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마저 최근 은행권의 예대마진 축소를 강조하는 등 당국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순이익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체율도 증가해 저축은행 업황이 나빠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상호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은 1조59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조9646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약 19% 정도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예대마진 축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6.5%대까지 치솟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기록했는데, 대출 금리는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선에 막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금융 당국에서 금리 경쟁을 강력히 주문하면서 자금 조달에도 차질을 빚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급격히 줄면서 금융소비자들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줄어들었다"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자연스레 순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부동산PF 부실 등 향후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면서 비용 지출이 증가한 것도 순익 감소에 한 몫 했다는 게 저축은행 측 설명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주요 손익 현황을 보면 이자수익은 7893억원 증가한 반면 대손충당금은 이보다 500억원 가량 많은 8356억원 증가했다.

게다가 저축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고객층은 시중은행 고객 대비 신용도가 낮은 취약 차주 비중이 높은데,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취약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한 탓이다.

작년 말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 말(2.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7%, 기업대출 연체율은 2.8%로 각각 전년 말보다 1.0%포인트씩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포인트 상승한 4.1%로 집계됐다.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율은 113.3%로 전년 말 대비 0.2%포인트 하락했고,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113.4%로 전년 말 대비 13.5%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악화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라고 진단했다.

과거 저축은행 연체율을 보면 지난 2016년 말에는 5.8%까지 올랐고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에도 현 수준보다 더 높은 3.7%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