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손해보험사 임금, 생명보험 추월…격차 벌어질 전망

이석훈 수습기자 2023-03-17 13:49:13
평균 1명당 손보사 9543만, 생보사(9336만) 앞질러 생보사 부진으로 역전 현상 장기화 가능성高

서울 소재 한 보험사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상승하면서 임직원 평균 연봉이 생명보험사를 2017년 후 6년 만에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령화와 가족 구조 변화 등으로 생명보험사 부진이 지속돼 손보사의 '역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임직원 평균 보수를 공시한 7개 손보사 2022년 평균 임금은 1인당 9543만원을 기록해 전년 8833만원 대비 8.0% 증가했다. 

특히 생명보험사 1년 평균 임금을 넘어섰다는 점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보수 체계를 공개한 생보사 14곳의 임직원 평균 임금은 1인당 9336만원으로 손보사 수치보다 200만원가량 낮았다.

이는 작년 실적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이동 거리 감소로 역대급 호황을 기록했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2022년 3분기 말 국내 19개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1678억원을 기록해 23개 생명보험사의 2조9437억원보다 1.5배가량 높았다.

회사별로 관점을 좁히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4조108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21.1% 증가한 수치이며 5개 사 순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업계 최초다. 

생명보험업계는 지난해 대비 순익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4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3.9%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전년 대비 41.6% 감소한 56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503억원으로 25.6% 하락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교보생명 역시 순익이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전'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성보험 비율이 여전히 높은 데다 생명보험사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금리 인상기에 취약점을 갖고 있는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지 못했고,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에 대한 인기도 1인 가구 확산과 더불어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도 생명보험사의 실적 부진으로 손보사와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