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尹심복 이복현, 이틀새 1000㎞…'상생' 내세워 부산-서울 광폭행보

신병근 기자 2023-03-09 15:40:55
대통령 브레인→'발' 역할까지…소비자 현장청취 금융 '돈잔치' 겨냥, 해석은 뿔난 '민심 달래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감원]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의 심복 중 '실세'로 통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들과 최일선에서 접촉하며 대통령의 '발'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윤 대통령의 숨은 브레인으로 꼽히는 이 원장이 최근 '돈 잔치'로 뭇매를 맞는 은행권과 관련,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광폭 행보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을 방문한 이 원장은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를 주관했다. 전날은 BNK금융 부산은행 본점을 찾아 이틀 새 이동 거리만 1000㎞에 달한다. 역대 금감원장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인 금융위원회 수장으로서 김주현 위원장도 이런 전례가 없었던 점을 미뤄 볼 때, 이 원장이 윤 대통령의 심복임을 증명한다는 전언도 잇따른다.

금융권 한 소식통은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해야 할 여러 정책적 이야기를 한 단계 아래인 차관급의 금감원장이 소화하고 있는 셈"이라며 "대통령이 수차례 지적한 은행권 초과 이익, 그에 따른 성과급 잔치 등을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이 곱지 않은데 이를 잠재우기 위해 소비자 의견을 현장에서 청취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이 원장은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함께 임의 선발한 고객들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소비자 체감도가 가장 높은 금리와 관련해 이 원장은 "기준금리가 최근 급격하게 오르고, 금융 소비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오늘 KB가 발표한 것처럼 개별 은행은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는 룸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또 "국민은행이 발표한 방향처럼 은행권이 비슷한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은행 노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상생하는 흐름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호응했다. 우리금융이 새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어 "그 과정에서 감독 행정 쪽이나, 제도적 측면에서 지원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은 해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