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김종형의 해봤소] MS PC매니저, 느려진 컴퓨터 최적화에 제격

김종형 기자 2023-02-25 08:00:00
마이크로소프트, 지난해 11월 최적화 프로그램 'PC매니저' 베타 서비스 시작 기존 조각모음·레지스트리 정리 등 복잡한 절차 필요없는 '제조사 공식' 무료 프로그램 버튼 몇 개 만으로 임시 파일 지우고 메모리 정리 마이크로소프트, 기존 소프트웨어 편의성 '별로'...윈도우 11 이후로는 개선된 모습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시험 버전으로 내놓은 PC 최적화 프로그램 'PC매니저'[사진=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윈도우 운영체제(OS)는 특성상 임시 파일과 레지스트리(시스템 구성 정보를 저장한 데이터베이스) 변경 이력 등 잡다한 데이터들이 쌓여 구동속도가 느려지기 일쑤다. 이런 내용들을 삭제하고 구동속도를 다시 새 PC처럼 복원하는 작업을 '최적화'라고 한다.

25일 시장 조사업체 스탯카운터의 지난달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PC OS 점유율 중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는 74.14%로 압도적인 1위를 점하고 있다. 2위는 애플 OS X로 15.33%, 이하 나머지는 리눅스, 크롬OS 등이 10% 내외를 점유하고 있다. 전 세계 PC 사용자 중 10명 중 7명 이상이 윈도우를 쓰는만큼 OS 구동속도, 최적화에 대한 요구는 크다고 볼 수 있다.

MS는 사용자 요구를 반영해 지난해 10월 'PC매니저'라는 윈도우 최적화 앱에 대한 사전 시험(베타 테스트)에 나섰다. 기자는 지난 20일 MS 공식 홈페이지에서 PC매니저를 설치해 5일여간 주기적으로 실행해봤다.

PC매니저는 구글에 "MS PC매니저"라 검색하면 쉽게 공식 홈페이지에 접근해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검색 페이지 최상단에서 영문·중문이 섞인 공식 홈페이지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구글에 MS PC매니저를 검색하면 프로그램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페이지에 접속하면 "Safeguard your PC in a quiet and reliable way(조용하고 안정적으로 PC를 보호하세요)"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곧장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는 버튼이 활성화돼있다. PC매니저의 용량은 3.8메가바이트(MB)로 일반적인 스마트폰 촬영사진과 비슷한 크기다. 프로그램 역시 아직은 정식 출시 전인 베타 테스트 버전인 만큼 영문과 중문만 제공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MS는 PC매니저 주요 기능으로 △PC 속도 향상 △저장용량 관리 △PC 상태 확인 △더 고급화된 바이러스 방지 기능 등을 들고 있다. 

실제 프로그램을 실행해보면 현재 메모리 사용량과 없어도 되는 임시 파일이 차지하는 용량 눈금 옆에 '부스트(Boost)'라는 파란색 버튼이 보인다. 해당 파란색 버튼만 눌러도 기본 최적화 및 하위 기능이 기본적으로 작동해 간편하게 PC를 최적화할 수 있다.
 

MS PC매니저를 통해 최적화하는 모습[사진=김종형 기자]


프로그램 하단에 나열된 기능은 최적화 기능을 세분화한 메뉴다. 구체적으로는 △PC 내 바이러스, 불필요한 파일, 잠재적 문제 등을 검색하는 '헬스 체크' △불필요한 파일 구분을 세분화하고 이를 자동으로 삭제해주는 '스토리지 매니저' △PC 자원을 많이 쓰는 작업을 나열하는 '프로세스 매니저' △PC 시작 시 켜지는 프로그램을 관리할 수 있는 '스타트업 앱스' 등이 있다.

실제 부스트 기능을 실행한 뒤 메모리 사용량은 46%에서 30%대로, 임시 파일은 726MB에서 0바이트(B)까지 줄었다. 메모리 사용량이 확보되고 불필요한 파일을 정리할 수 있는만큼 PC 사용성은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MS는 그동안 소프트웨어에 별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 사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듯한 인터페이스, 직관적이지 않은 편의 기능 등으로 새 소프트웨어를 내놓을 때 응원보다는 비판을 더 많이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기본 탑재한 최적화 기능인 '디바이스 케어'[사진=김종형 기자]


사실 MS에서 지난해부터야 제공한 이런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기능이다. 그동안 윈도우 PC 사용자들은 MS가 아닌 다른 소프트웨어 제조 업체에서 만든 최적화 프로그램을 실행해왔을 뿐이다. 실제 프로그램 구동 후에도 PC 속도 향상이 체감되는 수준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OS 제조사에서 공식으로 제공하는 최적화 프로그램이 나온 데엔 의의가 있다.

이런 MS가 2021년 10월 윈도우 11을 내놓은 뒤로는 조금씩 변화 중이다. 기존에는 터치 패널을 쓰는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듯 OS 내 작은 버튼들이 가득했지만 윈도우 11부터는 점차 사용성을 높인 기능들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MS PC매니저는 임시파일 삭제와 레지스트리 정리를 통해 PC를 최적화 할 수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MS PC매니저는 사용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지는 않지만 악평이 나오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PC매니저는 없던 최적화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윈도우 설정 이곳저곳에 흩어진 각종 기능들을 하나에 뭉친 것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PC 관리에 무관심한 사용자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가벼운 용량과 쉬운 사용법, OS제조사가 공식으로 제공하는 앱에서 나오는 신뢰감 등에서 (PC매니저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수 년째 최적화에 대한 사용자 요구를 사실상 무시해온 MS가 바뀌고 있다는 데서 업계 평가도 조금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S PC매니저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시험(베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윈도우 버전은 10(1809 이후 버전부터)과 윈도우 11 전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