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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삼성전자 One UI 5, 변화는 '미약'...최적화는 '완벽'

김종형 기자 2022-11-12 06:00:00
지난 8월부터 진행한 베타 프로그램 종료...10월 S22 시리즈부터 업데이트 시작 일부 시각 디자인 변화·개인화 기능 등 추가...체감은 속도·부드러움 등 '최적화' 느껴져 카메라·갤러리 앱 변화도 유의미...'텍스트 스캔 및 추출' 유용해 개인화·편의성 개선 앱 '굿락'도 다수 기능 추가...'천체 사진 기능' 최근 월식 맞물려 인기 One UI 5, 현재는 S22·21 시리즈만 적용...연내 다수 기기에 업데이트 예정

삼성전자가 지난 8월부터 베타 프로그램을 거쳐 10월 출시한 자체 구동시스템 'One UI 5'[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자체 구동시스템(OS) 'One UI'의 5번째 버전이 지난달 24일부로 최신 기종(갤럭시 S22 시리즈)부터 업데이트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시각적 디자인 등 눈에 띄는 요소는 많지 않지만, 앱 구동 속도와 구성요소 이동 간 애니메이션이 부드러워지는 등 최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One UI'는 삼성전자가 2018년 11월 내놓은 자체 인터페이스로 갤럭시 시리즈에 폭넓게 적용돼있다. 삼성전자는 One UI 공개 당시 애플 iOS 생태계와 비슷 '갤럭시 에코시스템'을 표방하며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웨어러블 등 각종 스마트 기기에서 '하나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는 갤럭시 S22 기본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8월 7일부터 시작된 One UI 베타 프로그램에 참가해 One UI 5의 초기 버전과 공식 출시 버전까지 약 3달여간 사용해봤다. 삼성전자는 새 One UI 버전의 정식 출시 이전 일부 원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One UI 버전이 올라가면 안드로이드 버전도 함께 올라가며 각종 편의 기능이 개선돼 이용자들 기대가 높다. 베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이용자들은 '얼리 어답터'로 분류될 수 있다. 모든 OS의 초기 버전은 불안정한 부분이 일부 있어 금융 앱 등 일상 용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베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이 이같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버전이 올라가면서 새 휴대폰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앱 개선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One UI 5에 업데이트된 잠금화면 개인화 기능[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이번 One UI 5에서 바뀐 점은 △일부 시각 디자인 △개인화 기능 △기기간 연결 및 멀티태스킹 접근성 개선 △카메라 및 갤러리 편의성 개선 △보안성 강화 등이다.

처음 One UI 5를 업데이트를 진행했을 땐 딱히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었다.초기 버전인만큼 삼성전자의 자체 편의성 개선 앱 '굿락(Good Lock)' 등 몇몇 앱은 비활성화됐다.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일부 금융기관의 앱은 실행조차 불가능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섯 번의 베타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이용자들의 활발한 제보와 삼성전자의 개선이 이어졌고,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서는 자잘한 문제점이 사라져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시각 디자인의 경우 갤러리 전화 등 몇몇 삼성전자 정식 앱에 새로운 아이콘이 적용됐다. 또 화면을 터치할 때 발생하는 애니메이션과 시각적인 반응이 바뀌어 스마트폰을 볼 때 더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색상이 밝아지고 배경과의 대비도 보다 뚜렷해졌다.
 

One UI 5에 적용된 인터페이스 색상 지정 기능(좌)과 새로 추가된 배경화면 중 일부(우)[사진=김종형 기자]


또 이용자가 설정한 휴대폰 배경화면 색상에 맞춰 아이콘·알림상자 등도 색상을 지정해 바꿀 수 있게 됐다. 잠금화면의 경우에는 시계의 모양까지 바꿀 수 있다. 16개 컬러 테마가 기본 지원되고 이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색상도 추가됐다. One UI 5 전용 배경화면도 다수 생겼다. 일각에서는 애플 iOS 16에 적용된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내놓지만 새 One UI 버전과도 잘 어울린다.

개인화 기능도 다수 추가됐다. 수면·운전·운동·휴식·업무모드가 기본 제공되며 각각 모드마다 방해금지 기능이 켜진다거나 전화·문자 알림만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개인별 맞춤 모드를 만들어 설정할 수도 있다. iOS에도 최근에야 추가된 기능인 '위젯'은 더 강화돼 필요한 기능을 바로 추천하거나 겹칠 수도 있게 됐다.
 

One UI 5에서는 기존 대비 멀티태스킹 방법이 자연스러워졌다. 화면을 반으로 나눠 이용할 수 있는 분할화면 모습(좌)과 가운데 화면을 띄울 수 있는 팝업화면 모습(우)[사진=김종형 기자]


멀티태스킹도 바뀐 부분이다. 두 손가락을 화면 하단 부분에서 위로 밀면 분할 화면이 실행되고, 한 손가락으로 전체 화면 상단 한쪽 모서리를 가운데로 밀면 팝업 화면이 실행돼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또 설정에서 '기기 간 연결' 메뉴를 선택하면 Quick Share나 Smart View, Samsung DeX 등 다른 기기와 연계해 사용하는 기능을 더 빨리 실행할 수 있게 변경됐다. 다만 이 기능은 일반 이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은 아니라 체감은 어려울 수 있겠다.
 

삼성전자가 One UI 5 업데이트와 함께 기능을 추가한 'Expert RAW' 내 천체 촬영 기능[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반면 일반 이용자들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변화도 나타났다. 카메라와 갤러리 앱은 기능이 다수 추가되고 개선됐다. 카메라에서는 한 손으로 확대·축소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줌 바 간격이 축소됐고 각종 모드에서 사용하는 렌즈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갔다. 갤러리 역시 자주 보는 앨범은 계속 표시하고 일부 앨범은 숨김 처리가 가능해졌다. 갤러리의 경우 베타 프로그램에서 가장 변화가 잦던 앱으로 이용자 요구가 적극 반영된 부분 중 하나다. 사진 및 영상 편집 기능도 추가 및 개선됐고, 갤럭시 S9 당시 출시됐던 AR이모지 종류도 이번 업데이트 이후 늘었다.
 

One UI 5 업데이트 이후 가장 자주 사용한 기능인 텍스트 스캔 및 추출 기능을 이용한 모습. 스마트폰 내 스크린샷에서도 글자를 추출할 수 있고(좌측), 촬영한 사진에서도 글자를 추출해 복사할 수 있다(우측).[사진=김종형 기자]


One UI 5 업데이트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 기능은 '텍스트 스캔 및 추출' 기능이었다. 촬영한 사진이나 카메라 화면에서 글자가 있으면 스마트폰에 곧장 복사할 수 있게끔 스캔하고 추출할 수 있다. 기존에도 '빅스비'를 이용해 가능했지만 기능 이용이 더 쉬워졌다. 문서 내 글자를 뽑아내고 공유할 일이 있는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언어를 앱마다 다르게 설정하는 기능·자동 최적화·보안 강화 및 확인 간편화 등 조치가 이뤄졌지만 일상에서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앱 별 언어 설정 등의 경우 One UI 5 업데이트와 함께 버전이 올라간 안드로이드 13에서 추가된 기능이다. 여담이지만 안드로이드 13의 경우는 One UI 5보다 변경점이 더 적다.
 

One UI 5에는 보안 기능도 추가로 업데이트됐다.[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베타 프로그램까지 진행한 골수 이용자들은 One UI 5의 최적화가 잘 됐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홈 화면에서 앱으로 이동할 때의 자잘한 지연이나 멈춤이 거의 사라졌고, 체감이 크게 되지는 않지만 앱 아이콘도 미니멀한 모습을 유지해 깔끔했다.

One UI 5 업데이트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굿락도 기능이 많이 추가됐다. 아직 정식 버전이 나온지 1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Expert Raw'의 천체 촬영 기능 등은 최근 나타난 개기월식과 맞물려 더 인기를 끌었다. 

이번 굿락에서는 Expert Raw 개선 이외에도 파일 공유를 쉽게 하는 'Dropship', 설정 구성과 유용한 기능으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Registar', 카메라 기능을 개인화하는 'Camera Assistant' 등도 추가됐다. 굿락의 경우 '갤럭시 꾸미기', '편리한 갤럭시'로 나뉘어 사용경험을 완전히 개인화해 "굿락이 갤럭시의 본체"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편리하지만 갤럭시 스토어에서 따로 설치해야 해 번거롭다. 부모님이나 지인에게 설명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만큼 기본 기능으로 추가되는 부분을 늘렸으면 한다.
 

갤럭시 S22 시리즈(좌측부터 기본 모델·플러스 모델·울트라 모델)[사진=연합뉴스]


불과 수 년 전만 하더라도 구글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의 iOS는 각각의 특징과 한계점이 뚜렷했지만 2022년 11월 현재는 양 OS 모두 서로의 장점을 흡수해 비슷해진 측면이 있다. 삼성전자 One UI의 경우 안드로이드의 단점을 개선하면서도 국내 이용자들 편의성에 맞는 각종 기능들이 추가돼 갤럭시 에코시스템에 정착하는 이용자들도 온라인상에서 다수 눈에 띈다. 삼성전자가 4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통해 새 폼팩터(모양) 시장을 개척한만큼,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에서의 관록 역시 내년 상반기(1~6월) 공개될 갤럭시 S23 시리즈에서 보여주길 바란다.

One UI 5는 2022년 11월 현재 갤럭시 S21 시리즈와 갤럭시 S22 시리즈에만 적용돼있다. 11월 중으로 갤럭시 S20 시리즈와 3·4세대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탭 S7·S8 시리즈에도 업데이트될 예정이고, 오는 12월부터는 2세대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 시리즈와 다수 보급 기종에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가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