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MLB, 중국시장 공략 통했다

현정인 인턴기자 2023-01-16 18:01:00
'MLB' 해외 판매액 1조원 달성…국내 패션 브랜드 최초 김창수 회장 브랜드 철학 적중 "브랜드 가치를 패션으로 재창조" 소비자 큰 호응

지난 9월 중국에서 오픈한 MLB 700호점. 현지 반응에 힘입어 3년 만에 5배 확대 오픈했다. [사진=F&F]


[이코노믹데일리] 패션업체 에프앤에프(F&F)의 브랜드 MLB가 2022년 기준 해외 시장 판매액 1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 최초다. 중국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에프(F&F)는 지난해 MLB의 해외 시장 판매액 1조 2000억원 가운데 중국 판매액이 1조1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MLB는 2020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패션브랜드 사상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해 9월 오픈한 MLB 700호점은 중국 진출 1호점 매장이었는데, 현지 반응에 힘입어 3년 만에 5배 규모로 확대 오픈했다. 지난 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중 동급 최고 수준의 성장세로 향후 5년간 중국 내 연평균 성장율(CAGR)을 30%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MLB는 동남 아시아 시장에서도 시장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홍콩, 마카오, 대만 및 태국 진출을 시작해 현재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까지 아시아 7개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올해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F&F 제공]

이렇게 MLB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패션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김창수 에프앤에프 회장의 브랜드 철학과 전략이 적중했다. 김 회장은 기존 브랜드가 가진 가치에 새로운 정체성을 주입해 패션이라는 코드로 재창조해냈다. 

김 회장은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계약을 체결해 선보인 패션 브랜드 MLB, 다큐멘터리 방송 디스커버리 채널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디스커버리 같은 사례다. 특히 MLB는 'K패션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1992년 패션과 미래의 첫 글자를 딴 F&F유통을 세워 패션사업에 발을 들였는데, 당시 베네통, 시슬리,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 구호, 어바우트, 킬러루프 등 해외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와 20~30대 소비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세계적인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김 회장의 비전은 테일러메이드 인수로 정점을 찍었다.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로 꼽히는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F&F는 유일한 전략투자자(SI)로 참여했다. 테일러메이드 본사 인수 후 패션사업 노하우를 더해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 미국 본사를 인수해 테니스 의류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러한 F&F의 눈부신 성공에는 선제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F&F는 상품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패션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SCM망이 구축돼 세계 각국의 오더, 생산, 제품 딜리버리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에프앤에프는 이달 말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수프라(SUPRA)’를 출범하고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에 메타버스 개념을 접목해 현실 세계는 물론 가상 세계에서도 판매하는 신개념 ‘메타패션’을 표방한다.

수프라는 이미 미주, 유럽, 일본에 두터운 팬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직배송 서비스를 시작으로 디스트리뷰터와 협업해 아시아, 유럽, 미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