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에 참여한 가운데 승인 시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두 기업은 업종이 겹치지 않는만큼 과거 3년에 걸쳐 승인을 노려온 현대중공업 경우와 달리 더 빠른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앞서 신청한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관련 시장 확정 △경쟁 제한성 평가 △효율성 증대 효과 분석 등 일반 심사 이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우조선 인수전은 지난 9월 27일 산업은행 경쟁입찰 공고로 시작됐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계열사를 동원해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지분 절반인 49.3%의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 서류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원 등 6곳이 참여한다.
대우조선은 지난 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들과 별도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는 인수 절차 마무리 단계로 여겨진다. 공정위 심사를 받은 뒤에는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해외 7개국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다. 이후 최종 지분 매매 절차를 거쳐 인수는 마무리된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심사와 관련해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같은 업종간 기업결합이 아니기 때문에 절차가 빨리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가 하면, 2조원에 달하는 규모를 감안했을 때 내년 상반기(1~6월)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과거 현대중공업의 경우 동종사였던만큼 공정위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독과점 관련 문제 제기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향후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일부 우려가 나온다. 순손실 누적으로 대우조선 재무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부채비율은 1433.6%에 달한다. 한화그룹 중 유상증자 투입 규모가 가장 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를 떠안는 경우 현재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도 이같은 부분을 집중해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승인만 잘 정리된다면 남은 것은 인수대금 납입과 주주총회 승인 등 비교적 넘기기 쉬운 절차 뿐"이라며 "공정위 승인 시점이 해외 경쟁당국 심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마무리는 대우조선 생산시설이 몰린 경남 거제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거제시 내 주요 조선업체인 대우조선이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 고용 창출 사업에도 악영향을 줬다. 거제시는 지난 19일 제5차 고용정책심의회에서 고용 위기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대우조선 인수가 빠르게 끝날 수록 시 재정 등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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