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통신사도 ‘부캐(본업이 아닌 부가적 업무를 하는 것을 의미)’ 전성시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통신사업을 넘어 문화사업에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동통신만으로 매출 확대가 쉽지 않자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콘텐츠 등에 집중해 새로운 매출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부캐'에 집중한 결과 확실한 성과도 내고 있다. 통신 3사 실적 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유무선통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리 수 성장을 나타냈다. 반면 비통신 사업 매출은 영역별로 다르지만 두 자리 수 성장을 보였다.
3사 모두 통신에서는 내수시장에 국한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고, 스마트폰 및 무선인터넷 이용이 이미 보편화돼 확장이 제한적이다. 통신 3사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비통신 사업 투자를 늘리고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이용한 비통신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 중 각 사 특색이 두드러지는 분야가 OTT다.
◆ SK텔레콤 “OTT와 콘텐츠 두마리 토끼 다 잡겠다”
먼저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2019년 한국형 통합 OTT인 '웨이브(wavve)'를 출시하며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웨이브는 국내 지상파 실시간 보기 서비스를 주력으로 한다.
최근에는 외부 콘텐츠 중계 느낌이 강했던 모습을 탈피하고 자체 콘텐츠를 늘리려 시도 중이다. 올해 콘텐츠 확보에 들인 2600억원 중 자체 콘텐츠 제작에 쓴 돈만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해외 사업자와도 손잡는다. 지난 11월 18일에는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제작 및 유통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다수 오리지널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한일 양국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지난 10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미국 HBO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키로 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힘쓰고 있다.
◆ KT “플랫폼보다 콘텐츠에 집중”
KT는 OTT 플랫폼 자체보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 7월 가지고 있던 OTT 플랫폼 ‘시즌(seezn)’을 CJ ENM 계열사인 ‘티빙(TVING)’에 이전했다. 지난 6월 방영을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자체 콘텐츠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주목받은 KT의 콘텐츠 제작 전문 자회사 ‘KT 스튜디오 지니’는 지난 3월 CJ ENM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KT는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해 내년까지 콘텐츠 제작 및 지적재산권(IP) 확보 등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 LG유플러스 “어린이판 넷플릭스 만들겠다”
LG유플러스는 외부 OTT 플랫폼을 인수할 계획이다. 눈독을 들이는 것은 국내에서 꾸준히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힌 ‘왓챠(WATCHA)’다. 오는 2027년까지 비통신 부문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U+3.0’비통신사업 일환으로, 현재 막바지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타사와 달리 목표 이용자층을 ‘어린이’로 한정했다. 지난 11월에는 전용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분사해 자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아이들나라는 △참여형 콘텐츠 제공 △최적의 콘텐츠 맞춤 추천 등 기능으로 2027년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글과의 협력도 지속해 초고화질과 한국어를 지원하는 ‘크롬캐스트 위드 구글TV’를 국내 독점 출시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여 동안 국내 통신사들이 모두 포화 수준인 통신 분야에서 비통신 분야로 눈을 돌렸다"며 "각 사 매출 구조에서 유무선 사업 매출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규제가 심한 통신 분야보다 자유롭고 사업 확장도 용이한 비통신 분야에 대한 비중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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