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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땐 5G 유지보수 잘 한다더니…비판 가중

김종형 기자 2022-11-24 07:00:00
통신사 측, 앞선 망 사용료 간담회선 "통신사가 망 구축·유지보수, 구글·넷플릭스 무임승차" 주장 이번 28㎓ 대역 기간 단축·취소에 "투자 열심히 했다" 말 뒤집혀 소비자들 "정부도 한 편" 지적하며 과거 사례 꺼내들기도...정부 "새 사업자 진입 추진"

소비자들은 이번 조치에 통신 3사뿐 아니라 정부의 과거 안일한 대처도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 걸린 통신 3사 로고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통신 3사의 5G 고주파수 대역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며 소비자들은 통신업체뿐 아니라 정부까지 질타하는 모양새다. 통신업체들이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담합을 벌인 것은 맞지만 정부도 이를 묵인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인터넷상에는 망 사용료법 기자간담회 당시 통신업계 관계자들 발언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앞서 통신 3사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함께 지난 10월 12일 '글로벌 빅테크 망 무임승차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통신업 관련 고충을 호소한 바 있다. 
 

지난 10월 12일 망 사용료 이슈와 관련해 통신사 측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취재진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취재진 측에서는 "그동안 통신사 측이 망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구글·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CP)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왔고, 이에 통신 3사 측에서는 "통신사 혼자서 그것을 유지한다는 건 어렵다"면서도 "(망 유지·보수에) 투자를 게을리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통신사 측은 또 "망 사용료법에 대해 여론이 차가운 이유는 통신사에 대한 기존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업보에 대해 사과하실 생각은 없으시냐"라는 질문에도 "통신사들은 인터넷 망과 관련해 안정화라던지, 고도화라던지 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망 설치 등) 선행 투자를 통신사에서 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며 망 사용료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CP들이 국내 통신망에 이용료를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으며, 유지보수에는 이용료를 걷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망 구축하고 유지는 다 해서 돈 받아야겠다면서 실제로 한 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통신사뿐 아니라 정부도 지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4년 전 5G 망 배분 당시에는 28㎓ 대역의 대국민 5G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공언하며 통신 3사와 사실상 합작했는데도 이번 사태에선 통신 3사만 질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4월에도 28㎓ 망 중간점검에서도 해당 대역 구축이 더딘 원인을 일찌감치 파악했음에도 '경고' 수준 대응에만 그쳤다. 
 

정부는 과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당시에도 통신 3사의 사실상의 담합을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진은 통신 3사 로고[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정부가 과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당시에도 소비자 효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말기 보조금 지원 상한제를 펴 '통신사 담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점, 이보다 더 이전에는 아이폰 첫 출시 당시 와이파이 기능 도입을 막은 통신사들을 방관해온 점 등도 "정부와 통신사는 한 편이었다"는 여론으로 형성돼있다.

한편 정부는 할당이 취소된 2개 주파수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한 신규 사업자 진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CJ올리브네트웍스, 한국전력 등을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5G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거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거대 통신사업자도 적극 투자하지 않은 사업에 새 사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 나오는 외국 사업자 진입에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법인은 기간통신사업으로 등록할 수 없다"면서도 "지분 투자는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