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유동성 의심으로 갑작스럽게 파산해 업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1위 거래소인 '업비트(운영사 두나무)'에도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업비트는 전날(17일) 저녁 8시 30분경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 앱 접속 장애로 인해 원화 입출금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오류는 18일 새벽 4시 40분이 넘어서야 해결됐다. 거래소 내 가상자산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고객센터의 업무종료 이후 연락이 안되는 취약시간대의 일부 투자자들은 FTX와 같은 '뱅크런'이 일어난 게 아니냐라는 SNS소문에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6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최대 2만2000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케이뱅크 앱이 멈춘 것은 16일부터 실시한 이벤트로 유입이 폭주하며 생긴 서버 장애"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국내 거래소들은 코빗을 제외하면 별도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코빗은 지난 16일 자사가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 관련 사항 전반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코빗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비롯한 모든 가상자산의 양과 지갑 주소까지 공개됐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업비트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제공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는 18일 오후 5시 30분 현재 직전 24시간 거래량이 1조392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빗의 경우는 업비트의 ⅓ 수준인 4379억원에 불과하다. 몇몇 투자자들은 "거래량은 3배인데 투명성은 ⅓"이라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17일 갑작스러운 입출금 중단까지 겹치며 불만은 불안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비트는 FTX 사태 이후 "자체적으로 실시한 현금성 자산 실사 결과 고객에게 지급할 금전 대비 108.45%의 금전을 보유 중"이라는 짧은 언급을 내놓은 뒤 준비금 증명 등 별도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업비트는 이번 입출금 중단과 관련해서도 보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 시스템상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간 연동이 '1거래소 1은행' 시스템으로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시스템은 자금세탁을 우려한 금융당국 조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 측은 18일 언론을 통해 "케이뱅크 입출금 중단 기간 발생한 손실을 증명하면 적극적으로 보상할 계획"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을 통한 파생상품·옵션 거래가 불가능해 FTX와 같은 갑작스러운 사태는 방지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라면서도 "다만 FTX 사태나 이번 입출금 상태 등 파장이 클 수 있는 업계 이슈에 제대로 된 공지 없이 일관하는 태도는 이용자 보호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