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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넷마블 아스달 연대기, '한국형 오픈월드 RPG' 제대로 보여줄까

김종형 기자 2022-11-19 09:00:00
드라마 원작 세계관 바탕 '심리스 오픈월드' 구현...지스타 2022서 첫 시연 '한국적'인 첫 느낌...예쁘고 잘생긴 캐릭터·익숙한 전투 방식·성장방식 스토리 중간마다 '컷신'으로 몰입감 높아...'어디서 본 듯한' 편리한 요소도 그동안 '캐릭터 성장'·'이용자 갈등' 집중해온 국산 MMORPG 공식 바꿀지 기대 넷마블, 올해 3분기까지 800억원 넘게 적자...내년부터 신작 '폭격'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사진=넷마블]


[이코노믹데일리] 그동안 모바일 신작에 집중해온 넷마블이 크로스플랫폼(PC·모바일) 오픈월드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아스달 연대기'를 지스타 2022에서 공개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상고(고대 이전) 시대 가상의 땅 '아스'가 배경인 2019년 tvN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는 이상적인 국가의 탄생과 주민들의 투쟁·화합·사랑, 신화적 영웅담을 담았다. 드라마 상영 당시 5~7% 수준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등 인기를 끌었다.
 

18일 지스타 2022 넷마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넷마블이 아스달 연대기를 게임화하기로 한 것은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임 안에는 드라마(시즌 1)에서 볼 수 없었던 지역·부족·설정이 추가돼 세계관을 넓혔다. 이같은 세계관은 심리스(경계가 없는 방식) 오픈월드 형태로 이용자가 게임 내 모든 지역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다.

하반기(7~12월) 신작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은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서 △아스달 연대기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등 신작 4종을 내세웠다.기대에 찬 관람객들과 함께 대기시간을 가진 뒤 15분가량의 시연을 할 수 있었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에서게임 내 캐릭터를 만드는 모습. 속눈썹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설정할 수 있다.[사진=김종형 기자]


아스달 연대기의 첫인상은 '한국적이다'라는 것이다. 그래픽과 구성이 익숙해 적응시간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캐릭터를 만들 때엔 직업과 성별·외모를 고를 수 있었는데 속눈썹과 문신 등 세부적인 요소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이같은 개인화(커스터마이징)을 거치든 안 거치든 캐릭터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수려한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이용자 캐릭터뿐 아니라 대부분 캐릭터들이 수려한 외모를 가졌다.[사진=김종형 기자]


이와 함께 중간중간 재생되는 짧은 컷신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기자는 게임을 즐길 때 스토리보다는 성장과 전투 등 요소에 집중하는 편이다. 짧은 컷신이 재생될 때 '스킵' 버튼을 연타했지만 한 번에 넘어가지 않고 초 단위로만 스킵이 이뤄졌다. 불편할 수 있는 요소이지만 "에이 한 번에 넘어가지도 않는 거 그냥 보자"고 생각했다. 원작 드라마도 보지 않았지만, '아스달'에 도착해 견습 용병으로 새 여정을 시작하는 주인공 이야기에 사회 초년생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공교롭게 시연을 한 18일(지스타 2022 둘째날)은 2023학년도 수능 다음날이었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게임 내 모습. 게임 내 마을 지붕에 올라갈 수 있는 등 오픈월드 요소가 제대로 반영돼있다.[사진=김종형 기자]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를 설명하면서 "이용자가 판타지적이고 독특한 이(異)세계를 직접 살아보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게임 내 공간이 밤낮이 바뀌고, 날씨에 맞춰 옷을 입거나 음식을 먹는 기능이 들어갔다. 또 국내 전통적인 MMORPG와 달리 '심리스 오픈월드'로 시연 중 구현된 장소에 모두 이동할 수 있었다. 오픈월드를 표방하는 몇몇 게임에서 일부 공간이 막혔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게임 내 전투 요소는 적응할 필요가 없이 기존 게임들 요소를 계승했다.[사진=김종형 기자]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게임 내 아이템 설명 표시 부분에 '강화 정도'를 표기한 부분이 눈에 띈다.[사진=김종형 기자]


오픈월드 요소가 기존 MMORPG들과 달랐다면 전통적인 요소를 계승한 점도 있었다. 적응이 필요하지 않은 전투 시스템과 성장 요소다. 다만 중심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일부 전투 장면에서는 화면을 쓸어넘기거나 정확한 시점에 기술을 사용해야하는 때가 있었다. 모션에 맞춰 공격을 하는 등의 상호작용이 이뤄져 몰입하기 좋았다. 시연에서는 장비 강화까지 시도해볼 수 없었지만 장비 아이템 설명(툴팁)에서 '강화 추가효과' 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요리를 할 때 특정 시점에 조작해야 하는 요소가 반영돼있다.[사진=김종형 기자]

넷마블이 지스타 2022에 출품한 신작 MMORPG '아스달 연대기'. 캐릭터 옆 지구력 막대가 눈에 띈다.[사진=김종형 기자]


다른 오픈월드 게임에서 차용한 듯한 요소도 종종 눈에 띄었다. 지구력(스태미나)을 소모해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질주' 기능을 사용할 때엔 캐릭터 옆으로 ')' 모양의 눈금이 나타난다. 요리를 할 때도 일부 순간마다 추가 조작을 하면 더 좋은 성능의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어디선가 본 요소들이지만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으니 나쁘지만은 않아 게임계의 '수렴 진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동안 국내 MMORPG는 캐릭터 성장과 이용자 간 경쟁 등 콘텐츠에 집중해왔다. 반면 스토리와 몰입 요소를 갖춘 외산 게임들은 갈등 관련 콘텐츠가 없어도 애정에 기반한 과금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번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원작 세계관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몰입 요소도 신경써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다만 드라마의 팬덤이 게임으로 얼마나 옮겨올지, 또 이런 팬덤이 게임업계에 어떻게 넓어질지는 추이를 지켜봐야할 듯 싶다.
 

지스타 2022 이틀 차인 18일 넷마블 부스에 수백명의 관람객이 몰려있다.[사진=김종형 기자]


아스달 연대기를 비롯한 넷마블 신작 출시 시점은 내년이나 내후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 2024년 출시가 예정돼있고, 지스타 2022에 출품한 또 다른 기대작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오는 21일까지 파이널 테스트를 거친 뒤 내년 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배틀로얄 장르인 '하이프스쿼드'와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역시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 2022에서 100부스 규모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 및 시연 중심의 타 업체 전시관과 달리 PC·태블릿이 전시된 체험공간과 인플루언서·코스플레이어 행사 등을 염두한 무대공간이 함께 배치됐다. 
 

18일 지스타 2022 넷마블 부스에서 진행 중인 인플루언서 행사 모습. 시연공간 외 따로 무대공간이 마련돼 관람객들이 현장 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다.[사진=김종형 기자]


넷마블은 올 3분기(7~9월) 매출 6944억원, 영업손실 3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지만 2분기(4~6월)에 이어 적자가 이어지며 올해 누적 영업손실만 846억원을 기록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스타 2022 개막식이 있던 지난 17일 기자들에 "그동안 글로벌 집중하다가 국내 시장을 좀 놓친 것 같다"며 "모바일뿐 아니라 PC, 콘솔로 (플랫폼을) 확대하고 국내에도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