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채권시장 냉각에 실적이 좋은 자동차 업계도 위기에 빠졌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은행들도 대출을 망설이고 있어 내년 만기 예정인 조 단위의 회사채 상황을 막지 못할 경우 줄도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5일 만기가 돌아오는 1300억원 규모 회사채 상환을 차환 발행 대신 현금 상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과도한 이자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현금으로 상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회사채는 지난 2015년 11월 발행한 금리 2.40% 물량으로 당시 한국은행(한은) 기준 금리는 1.50%였다. 현재 한은 기준 금리는 3.00%다. 당시보다 2배가 높아 발행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당장 완성차와 부품 상장사들은 내년 2조2000억원 이상의 만기 회사채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는 내년 4월 4800억원, 현대차는 5월 3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각각 돌아온다. 한온시스템(4600억원), 현대위아(4500억원), HL만도(1400억원), 성우하이텍(700억원), 화신(350억원), 두올(300억원) 등도 내년에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 가운데 현대차·기아 물량을 포함한 1조7700억원은 2020년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발행한 물량이다. 차환 발행 시 금리 부담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자금 사정이 넉넉한 완성차나 대형 부품사는 현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며 버틸 여력이 있다. 그러나 중소·중견 부품사들은 현금 부족에 은행 대출도 쉽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는 실적 고공행진 등의 영향으로 채권 시장 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며 "기아가 결국 현금 상환을 택하면서 완성차·부품사들이 자금 경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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