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위메이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체 가상자산인 '위믹스'의 유통량이 공시에 기재된 양보다 많았고, 그동안 무단으로 유통해 현금화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는 지난 27일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3곳(업비트·빗썸·코인원)에서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업비트는 공지에서 "(위메이드가)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보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위믹스의 유통량 관련 이슈는 지난 26일 가상자산 정보 제공 사이트인 '코인마켓캡' 내 시가총액 정보가 전날(25일) 대비 160%가량 급등하면서 공론화됐다. 당초 2억2000만달러 수준이던 위믹스 시가총액은 26일 오후 5억7500만달러까지 뛰었다.
앞서 가상자산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위믹스가 재단의 숨겨진 물량을 유통해 자금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메이드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3.0'을 출범하기 전인 지난 11일과 18일에 걸쳐 위믹스 6400만개가 인출됐다는 것이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이 중 3580만 위믹스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인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됐고 대부분은 시장에 유통되지는 않았다. 이는 위믹스 3.0의 스테이블 코인인 위믹스 달러 담보금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위믹스의 가격이 추가로 크게 하락하는 경우 청산이 발생해 담보로 맡긴 3580만개의 위믹스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담보가 사라져 더 큰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인출은 사전 공지 없이 이뤄져 투자자들에 공포를 불러오기도 했다. 해당 소식이 각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위믹스는 지난 27일 하루 만에 30%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몇몇 투자자들은 "위메이드는 올해 초에도 위믹스 매도 후 실적 공시를 통해 이를 알린 전적이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3000억원대 매출이 나왔을 때도 위믹스 내다 팔아 돈 번 건지 누가 아느냐", "게임으로 수익이 마땅찮으니 코인 내다 판다"는 등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위메이드 측은 블록체인을 추적해 위믹스의 유동화 의혹을 제기한 몇몇 개인 투자자들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위믹스 유동화 등 악의적 소문은 모두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형사 고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위메이드는 30일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내 유의종목 지정과 관련해서도 "유통량 증가 분은 유동성 풀 공급·차입을 위한 예치·에코 시스템 확장 및 운영에 사용됐다. 위 내용은 다음 분기 보고서에 명확히 기록될 예정이었다"면서 "향후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물량을 제3 업체에 수탁하고 거래소와 공유하는 기간별 예상 유통량을 업데이트하고 점검해 현황과 차이가 있는지 살피겠다"고 전했다.
국내 거래량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27일 공지에서 유통량 문제를 지적하고 "유의 종목 지정 후 2주일 간 업비트는 해당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자세한 검토를 통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위믹스의 업비트 내 거래 지원 종료 여부(상장 폐지)는 내달 10일경 확정될 전망이다. 위믹스는 31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업비트에서 지난 26일 대비 30% 하락한 1850원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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