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노동법 준수하라" 프랑스 파리에서도 'SPC 불매' 목소리

김아령 기자 2022-10-24 17:42:56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CGT),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서 규탄집회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CGT)이 SPC의 만행이 적힌 유인물을 발행한 뒤 현지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사진=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트위터 화면 캡쳐]


[이코노믹데일리] SPC그룹을 향한 분노의 불매 운동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퍼지고 있다. SPC의 제빵공장 여성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회사의 늑장 대처 등이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 확산되면서 관련 브랜드 매장이 진출해 있는 해외 소비자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SPC그룹을 둘러싼 노동권 문제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면서 이미지 실추 등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CGT)은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파리 샤틀레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CGT는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다.
 
지난 15일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A씨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해당 공장이 1일 2교대의 높은 노동 강도로 유명했으며, A씨가 사망한 뒤에도 중지 명령없이 작업을 이어가는 등 각종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CGT는 SPC가 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국제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임을 현지 시민들에게 전했다. 프랑스노총 국제국 아시아 책임자인 실뱅 골드슈타인은 최근 있었던 SPC의 만행을 프랑스어로 적은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유인물에는 한글로 ‘SPC는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프랑스노총이 파리바게뜨 노동자와 함께합니다!’라는 글귀가 함께 적혀있었다. 국내서 진행되고 있는 불매 운동에 힘을 더하며 뜻에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CGT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바게뜨 생미셸점 앞에서도 SPC그룹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조합원들의 항의 시위를 열기도 했다. 당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에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파리바게뜨지회와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프랑스 파리에서 총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프랑스 매장을 2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파리 진출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창업 때부터 꿈꾼 숙원사업이다. 파리바게뜨가 해외 매장을 낸 국가는 모두 9개국이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와 런던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프랑스 노조총연맹 CGT의 연대를 시작으로 해외에 SPC그룹을 둘러싼 노동권 문제가 알려지면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 해외 사업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눈물 젖은 빵은 먹어도 피에 젖은 빵은 먹을 수 없다”며 “노동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SPC를 불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사람이 일하다 죽었는데 공장을 돌리는 것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일” “2022년 대한민국에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누린다는 것이 아직도 힘든 일인가...반복되는 사건사고가 너무 안타깝다”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측도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행사를 열며 그룹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CGT)이 프랑스 파리 1구에 있는 파리바게뜨 샤틀레점 앞에서 한국 SPC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한 모습 [사진=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트위터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