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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법, 플랫폼·통신업계 갑론을박에 소비자 피해도 우려

김종형 기자 2022-10-06 07:00:00
트위치, 지난달 30일 국내 시청 화질 저하...유튜브도 고화질 '사실상 유료화' 검토 구글·넷플릭스 등 CP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반대'...통신사들은 "망 사용 부담 나눠야" 화질 저하 등으로 일반 이용자 피해 확산 우려도 커져...발의 나온 野서도 "위험" 발언 나와 오는 21일 방통위 국감에 통신사·CP 관계인들 출석...관련 질의응답 진행 예상

유튜브는 지난 2일(현지시간) 2160p(4K) 이상 해상도 콘텐츠를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로 내부 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해당 테스트 모습을 포착한 것[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트위치·넷플릭스·유튜브 등 콘텐츠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규정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 사용료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CP 측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용자들에 무료로 제공하는 화질을 낮추고 고화질 콘텐츠는 사실상 유료화하는 등으로 행동을 취하면서 통신업계와 CP 측 분쟁에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4K(1440p) 이상 고화질 콘텐츠를 사실상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유튜브는 유·무료 이용자 모두에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월 구독료 1만450원의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도 지난달 30일부터 국내 시청 화질을 최대 720p(HD급)로 고정하기로 했다. 트위치는 지난 1월 기준 국내에만 261만7284명의 이용자를 가진 1위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인터넷 방송업계와 IT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었다. 트위치 측은 해당 조치에 대해 '망사용료 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이용자들은 통신 3사와 국회로 화살을 돌리며 비판하고 있다.

 

◆ 망 사용료법, 국내에서 논의 최초…구글·넷플릭스 등 CP들, 크리에이터들은 '반대'

 

망 사용료법은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막대한 데이터를 쓰는 CP들이 국내 통신사들에 그에 맞는 요금을 지불하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와 관련한 법안 7건이 발의된 상태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과 복수 인터넷 방송인들은 이중 과세 가능성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업체를 두고 망 사용료를 물리는 법안을 가진 나라는 전세계에 없고, 논의도 국내가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기준 200만명 이상의 국내 이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 로고[사진=트위치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진행한 입법 논의 공청회에서는 인터넷 방송인을 위시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 측도 공청회 이후 망사용료 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이 법안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는 경우 유튜브는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며 "창작업계에 계신 많은 분이 사단법인 오픈넷 코리아에서 진행하는 반대 청원에 서명했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 통신업계서는 추진 긍정적…"트래픽 높은 CP들, 망 사용료 부담 나눠야"

 

현재 '망 사용료'를 내는 곳은 통신 3사의 공격 대상이 된 구글과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뿐 아니라 국내 기업 중에서도 없다. 플랫폼 업체에서 통신사에 내는 비용은 일반 가입자도 내고 있는 인터넷 접속료다. 해외 업체의 경우 본사가 있는 국가에 인터넷 접속료를 납부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한국 통신사업자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며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외국 기업으로부터 한국 통신사업자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 등 다른 사업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매년 거금을 들여 망을 새로 만들고 정비한다. 5G 등 인터넷 세대가 개선될 수록 비용은 커져왔다"며 "구글과 넷플릭스 등 CP들의 플랫폼으로 트래픽 용량이 급증하면서 비용도 늘었는데 망 신설 및 유지보수 비용은 전세계적으로 통신사들이 모두 떠안는 구조"라고 말했다.

 

◆ 이용자 피해 발생 우려 확산…"삶의 질 떨어질 것"

 

망 사용료를 둘러싼 업계 갈등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트래픽을 많이 차지한다는 이유로 추가 요금을 낸다면 CP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나 나아가 일반 이용자에게도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고누리' 채널은 지난 1일 2분 남짓한 영상에서 "망 사용료법에 대해 일반 이용자들은 무관심하다"며 "더 쓰는만큼 더 돈을 내라고 하면 콘텐츠 생산자들은 통신사들에게 돈을 더 내게 될 것이고 버티다 못해 결국에는 철수하거나 퇴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위치는 시작에 불과하다.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도태되고 (플랫폼들이) 철수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고누리'는 지난 1일 2분 남짓한 영상에서 망 사용료법 추진이 일반 이용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영상을 게시했다.[사진=유튜브 '고누리' 영상 캡처]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망 사용료법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과 과방위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 이후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자 과방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방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망 사용료법은 국내 통신사(ISP)를 보호하려는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마케팅을 하다가 국내 CP(크리에이터 등)의 폭망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망 사용료를 반대한 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열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지난 4일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추가 요구의 건'을 확정하고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구글·애플·넷플릭스 등 CP와 통신 3사 관계자들을 불러 관련 질의응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