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치솟는 금리에 타격을 받은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익률 방어를 위해 보험업계는 전문운용사에 채권 등 관련 자금 운용을 일임하는 '부채연계투자(LDI)'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보험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보험금 지급 재원을 마련한다. 또 원금 손실을 막고자 보수적 자금 운용에 나서는데 장기 채권 투자가 주된 방식이다. 지속되는 금리 압박 속에 떨어지는 채권 가치를 높이는 한편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대다수 보험사가 전문적 운용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보험업계 LDI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그룹 계열 운용사에 뭉칫돈을 이관해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그룹 내 운용사로 자금 쏘는 생보사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생보사가 그룹 계열 운용사(KB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일임한 자산 규모는 약 25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25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보험사 LDI란 보험부채의 현금 흐름 특성에 기초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험사는 장래 보험금 지급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적립금으로 쌓고, 자체 운용을 통해 자금을 굴린다. 이때 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부채)만큼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LDI 전략을 활용한다.
통상 보험사는 채권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한다. 이때 운용 기간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생보사는 상품 대부분이 장기보험이라 고객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마련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났다. 올해 상반기 23개 생보사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한 2조180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을 전문운용사에 이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 KB생명보험·푸르덴셜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각각 그룹 계열사인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에 보험자산을 일임했다.
KB생명보험과 KB손해보험은 2020년에 보험자산 22조원을 KB자산운용에 이관했다. 푸르덴셜생명도 지난해 약 18조원에 달하는 보험자산을 일임했다. 자산 이관과 함께 KB손해보험에서 자산을 굴리던 운용역 또한 KB운용 LDI본부로 이동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KB운용이 그룹 계열 보험사에서 넘겨받은 자산(고유계정)은 4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일임한 자산은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지급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그룹 내 삼성자산운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자금을 굴리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보험사 고유계정 잔액은 150조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4조원 증가한 수치다.
한화생명도 2017년부터 보험자산과 LDI 조직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겨 자금을 굴리고 있다. 이후 한화자산운용이 본격적인 LDI 체계를 갖추고 재산을 확장해가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이 한화운용에 일임한 자산은 올 6월 말 기준 50조원으로 확인됐다. 1년 전보다 5조원 늘어난 규모다. 한화생명은 한화운용에 보험자산을 매년 꾸준히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보생명이 그룹 내 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일임한 자산은 올 6월 기준 약 7조원으로 추산된다. 1년 전보다 3조원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자체적으로 일임 기준을 세워 운용사별로 균등 분배한다는 방침이다. 보통 생보사들은 계열 운용사에 상당 규모의 자산을 일임해 운용하고 있지만 교보생명은 그룹사 몰아주기보다는 수익률에 따라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한라이프도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산을 신한자산운용에 넘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운용 자산을 이관함에 따라 신한라이프에서 자산을 운용하던 운용역도 신한자산운용으로 옮겨 LDI본부를 새로 꾸릴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보험시장에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된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감독당국의 신지급여력평가(K-ICS)도 자산은 물론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그렇다보니 보험사의 부채연계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준환 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생명보험회사의 부채추종형 투자(LDI) 전략 활용 및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새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계약에서 예상되는 미래 현금 흐름과 연계해 자산을 운용하는 LDI 전략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가평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LDI 전략이 보험회사 사업모형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금리에 타격을 받은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익률 방어를 위해 보험업계는 전문운용사에 채권 등 관련 자금 운용을 일임하는 '부채연계투자(LDI)'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보험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보험금 지급 재원을 마련한다. 또 원금 손실을 막고자 보수적 자금 운용에 나서는데 장기 채권 투자가 주된 방식이다. 지속되는 금리 압박 속에 떨어지는 채권 가치를 높이는 한편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대다수 보험사가 전문적 운용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보험업계 LDI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그룹 계열 운용사에 뭉칫돈을 이관해 자금 운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그룹 내 운용사로 자금 쏘는 생보사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생보사가 그룹 계열 운용사(KB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일임한 자산 규모는 약 25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25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보험사 LDI란 보험부채의 현금 흐름 특성에 기초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험사는 장래 보험금 지급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적립금으로 쌓고, 자체 운용을 통해 자금을 굴린다. 이때 가입자에게 지급할 보험금(부채)만큼 투자해 수익을 거두는 LDI 전략을 활용한다.
통상 보험사는 채권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한다. 이때 운용 기간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생보사는 상품 대부분이 장기보험이라 고객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마련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났다. 올해 상반기 23개 생보사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한 2조180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자산을 전문운용사에 이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 KB생명보험·푸르덴셜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각각 그룹 계열사인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에 보험자산을 일임했다.
KB생명보험과 KB손해보험은 2020년에 보험자산 22조원을 KB자산운용에 이관했다. 푸르덴셜생명도 지난해 약 18조원에 달하는 보험자산을 일임했다. 자산 이관과 함께 KB손해보험에서 자산을 굴리던 운용역 또한 KB운용 LDI본부로 이동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KB운용이 그룹 계열 보험사에서 넘겨받은 자산(고유계정)은 4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일임한 자산은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지급 시기에 맞춰 투자 자산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그룹 내 삼성자산운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자금을 굴리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보험사 고유계정 잔액은 150조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4조원 증가한 수치다.
한화생명도 2017년부터 보험자산과 LDI 조직을 한화자산운용에 넘겨 자금을 굴리고 있다. 이후 한화자산운용이 본격적인 LDI 체계를 갖추고 재산을 확장해가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이 한화운용에 일임한 자산은 올 6월 말 기준 50조원으로 확인됐다. 1년 전보다 5조원 늘어난 규모다. 한화생명은 한화운용에 보험자산을 매년 꾸준히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보생명이 그룹 내 교보악사자산운용에 일임한 자산은 올 6월 기준 약 7조원으로 추산된다. 1년 전보다 3조원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자체적으로 일임 기준을 세워 운용사별로 균등 분배한다는 방침이다. 보통 생보사들은 계열 운용사에 상당 규모의 자산을 일임해 운용하고 있지만 교보생명은 그룹사 몰아주기보다는 수익률에 따라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한라이프도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산을 신한자산운용에 넘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운용 자산을 이관함에 따라 신한라이프에서 자산을 운용하던 운용역도 신한자산운용으로 옮겨 LDI본부를 새로 꾸릴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보험시장에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된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감독당국의 신지급여력평가(K-ICS)도 자산은 물론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그렇다보니 보험사의 부채연계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준환 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생명보험회사의 부채추종형 투자(LDI) 전략 활용 및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새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계약에서 예상되는 미래 현금 흐름과 연계해 자산을 운용하는 LDI 전략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가평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LDI 전략이 보험회사 사업모형에서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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