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프리미엄 소주에 꽂힌 MZ세대...유통업계 '술' 경쟁 점화

김아령 기자 2022-09-03 06:00:00
하이트진로, '10만원' 프리미엄 소주 '진로 1924 헤리티지' 출시 롯데칠성, 16년만에 `처음처럼 새로` 출시...제로슈거로 승부 편의점, 박재범 '원소주' 열풍 속 임창정‧김보성 앞세운 상품 잇따라

(왼쪽부터) 하이트진로 '진로 1924 헤리티지',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새로' [사진=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제공 ]


[이코노믹데일리] 프리미엄 소주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유통업계에 술 경쟁이 뜨겁다. 소주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는 증류 소주 ‘진로1924 헤리티지’를 통해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증류식 소주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인 ‘처음처럼 새로’ 출시를 예고하며 하이트진로와의 격차를 바짝 좁히고 있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들도 저마다의 이름을 내건 소주를 출시하며 MZ세대의 마음을 저격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진로 1924 헤리티지’를 통해 프리미엄 증류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임금님표 이천 쌀을 100% 사용해 원료를 차별화했다. 매 증류 과정에서 초기와 말미의 원액을 버리고 풍미가 깊은 중간층 원액만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한 병에 1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롯데도 소주 전쟁에 참여할 강력한 무기를 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14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주 신제품 출시는 지난 2006년 ‘처음처럼’ 이후 16년만이다.
 
이번 신제품은 알콜에 물을 탄 희석식 소주다. 기존 소주 제품과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Zero Sugar)`가 특징이다. 여기에 증류식 소주도 소량 첨가해 증류식 소주의 맛을 냈다는 설명이다. 출고가는 처음처럼 보다 저렴하다.
 
롯데칠성음료가 이번 신제품 출시로 소주시장 점유율의 반등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애초 처음처럼을 통해 소주시장에서 점유율 20% 안팎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점유율이 11%대까지 낮아졌다. 이후 2021년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14.6%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2021년 소주부문 매출액의 경우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MZ세대들이 일반적인 소주나 맥주보다는 고급화됐거나 특화된 주류를 찾고 있어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 상승 회복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GS25]


 이와 함께 편의점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을 내 건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GS리테일은 GS25, GS더프레시를 통해 박재범 소주로 알려진 ‘원소주 스피릿’을 판매 중이다. 박재범이 설립한 원스피리츠의 '원소주'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증류식 소주다. 증류식 소주 특유의 깔끔함과 부드러운 맛이 극대화됐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원소주 스피릿은 7월에 34만2000개, 8월(17일까지) 35만3000개가 팔려 누적 판매량 70만병에 육박했다.
 
CU에서는 배우 김보성과 손잡고 ‘김보성 의리남 소주’를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가수 임창정과 협업한 증류주 ‘소주 한 잔’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출시했던 ‘임창정 미숫가루 꿀 막걸리’ 출시 3주 만에 초도 생산 물량 10만개를 완판하면서 후속제품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출고가 기준으로 약 9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소주와 맥주가 차지하고 있다.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약 7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해 인기가 더해지며 급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팬데믹으로 참아왔던 모임과 회식 수요가 한 번에 터져 나오면서 소주와 맥주의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증류식 소주의 인기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