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손 잡은 삼성전자, '화장실 개선' 기술 개발 성공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서 사용 가능한 신개념 화장실 개발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과 협력해온 'RT(Reinvent the Toilet) 프로젝트' 종료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RT 프로젝트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국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화장실 개선 문화 운동에 앞장서 왔다.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않은 데 따른 수질 오염으로 매년 5세 이하의 어린이가 36만명 넘게 설사병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018년 삼성에 RT 개발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과 신개념 화장실 개발·상용화를 추진했으나 대량 생산 문제 등 기술적인 한계로 난항을 겪은 탓이다.

삼성전자 측은 "게이츠재단의 RT 프로젝트를 보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 개발을 위한 T/F 구성을 지시했다"라며 "빌 게이츠와 이메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챙겼다"라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RT 개발에 돌입한 삼성종합기술원은 3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최근 RT 요소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사용자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 RT 구현을 위한 기초 설계, 부품 및 모듈 기술 개발 등을 거쳐 구동 에너지 효율화, 배출수  정화 능력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구성 개선, RT 소형화 등 게이츠재단이 제시하는 조건을 만족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이번에 개발한 RT 프로젝트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게이츠 재단에 RT 양산을 위한 컨설팅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