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최초로 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이 단행되면서 국내 외환시장도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 금리와 직결하는 한국 금융 특성상 양국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임박하자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치솟는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취지로 빅스텝에 나섰지만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잇달아 통화 긴축, 즉 금리 인상 행보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확연하다. 18일 통화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 외환보유액은 작년 7월 4457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최근 집계 자료인 올해 6월 기준 4145억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1년 새 7%가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환율 변동이 극심한 경제 불안정 시기에 자금 이탈이 생소하지 않더라도 현재와 같은 고금리, 특히 미국과의 금리 역전을 코앞에 두고 일찌감치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가는 실정은 좌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심각성을 부각하는 의미에서 외환위기를 맞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원조를 받던 시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쓴소리도 제기된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0조1500억원 규모를 빼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은 곧 고환율 시대를 초래했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대 고환율이 현실화됐고, 그만큼 달러당 원화값은 추락세를 나타낸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은 곧 외환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인식한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를 상향 돌파하며 2002년 이후 고점을 찍고 있는데, 원화값 약세폭은 연초 이후 8.7%로 유럽과 일본 등에 비해서는 작지만 동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보면 큰 폭의 약세에 해당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달 26~27일 예정된 미 연준 FOMC의 잇단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실행 여부다. 앞서 지난달 14~15일 미 연준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국(1.75%)과 금리 상단 동률을 이뤘다. 한은 금통위 빅스텝으로 이날 현재 미국보다 상단 0.50%포인트 격차를 벌려놨다.
하지만 미국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번 FOMC에서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거나 이보다 더 큰 폭의 1.00%포인트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로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었다는 조사 결과에 미국 시장도 패닉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미 연준이 0.75% 또는 1.00%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이달 말 한국과의 금리차는 0.25~0.5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원화는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이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국제 결제와 금융거래의 '기본 화폐'로 활용되는 기축통화는 달러화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금리 역전으로 환율은 치솟는 동시에 달러당 원화값은 곤두박질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대비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릴 것이 자명하다. 곧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나갈수록 원화값, 즉 원화 가치도 급격히 추락하는 구조다.
재계와 금융권은 원화값 하락으로 더 많은 원화를 부담하고 수입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이 수입 물가 상승을 호소할 것이라고, 이는 또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계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환율에는 한은의 빅스텝이 선반영된 것 같다"며 "기준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이 아닌) 0.25%포인트에 그쳤다면 환율은 더 올라가고 수입 물가도 높아져 결국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화로 되자 외국인 자본 이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은 과거 IMF 원조 시기처럼 초비상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외환보유액 감소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근거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홍콩, 프랑스, 스위스 등이 7%까지 줄었고 뉴질랜드와 아르헨티나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외환보유액이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한국은 IMF가 주관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평가비율에 턱걸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준은 1~1.5가 적정하다고 판단되는데 한국의 현 비율은 0.99를 기록 중이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적정 수준을 소폭 밑돌고 있어 부합한다고 볼 수 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이 비율이 꾸준히 하락한 점, 기준치 1을 하회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은 외환보육액이 부족한 게 아닌지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2018년 이후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지만 부채 구조의 장기적인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4분기 환율은 평균 1320원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나 환율 급등으로 이어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환경임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화당국도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도 금리가 역전된 경우가 세 차례 있었고, 단순히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냐보다 자본·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치솟는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취지로 빅스텝에 나섰지만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잇달아 통화 긴축, 즉 금리 인상 행보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확연하다. 18일 통화당국 등에 따르면 한국 외환보유액은 작년 7월 4457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최근 집계 자료인 올해 6월 기준 4145억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1년 새 7%가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환율 변동이 극심한 경제 불안정 시기에 자금 이탈이 생소하지 않더라도 현재와 같은 고금리, 특히 미국과의 금리 역전을 코앞에 두고 일찌감치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가는 실정은 좌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따른다.
심각성을 부각하는 의미에서 외환위기를 맞은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원조를 받던 시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쓴소리도 제기된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0조1500억원 규모를 빼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은 곧 고환율 시대를 초래했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대 고환율이 현실화됐고, 그만큼 달러당 원화값은 추락세를 나타낸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은 곧 외환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인식한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를 상향 돌파하며 2002년 이후 고점을 찍고 있는데, 원화값 약세폭은 연초 이후 8.7%로 유럽과 일본 등에 비해서는 작지만 동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보면 큰 폭의 약세에 해당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달 26~27일 예정된 미 연준 FOMC의 잇단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실행 여부다. 앞서 지난달 14~15일 미 연준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한국(1.75%)과 금리 상단 동률을 이뤘다. 한은 금통위 빅스텝으로 이날 현재 미국보다 상단 0.50%포인트 격차를 벌려놨다.
하지만 미국 역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번 FOMC에서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거나 이보다 더 큰 폭의 1.00%포인트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로 급등했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었다는 조사 결과에 미국 시장도 패닉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미 연준이 0.75% 또는 1.00%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면, 이달 말 한국과의 금리차는 0.25~0.5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원화는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이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국제 결제와 금융거래의 '기본 화폐'로 활용되는 기축통화는 달러화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금리 역전으로 환율은 치솟는 동시에 달러당 원화값은 곤두박질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대비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릴 것이 자명하다. 곧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나갈수록 원화값, 즉 원화 가치도 급격히 추락하는 구조다.
재계와 금융권은 원화값 하락으로 더 많은 원화를 부담하고 수입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이 수입 물가 상승을 호소할 것이라고, 이는 또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계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환율에는 한은의 빅스텝이 선반영된 것 같다"며 "기준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이 아닌) 0.25%포인트에 그쳤다면 환율은 더 올라가고 수입 물가도 높아져 결국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화로 되자 외국인 자본 이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은 과거 IMF 원조 시기처럼 초비상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외환보유액 감소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근거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홍콩, 프랑스, 스위스 등이 7%까지 줄었고 뉴질랜드와 아르헨티나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외환보유액이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한국은 IMF가 주관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평가비율에 턱걸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준은 1~1.5가 적정하다고 판단되는데 한국의 현 비율은 0.99를 기록 중이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적정 수준을 소폭 밑돌고 있어 부합한다고 볼 수 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이 비율이 꾸준히 하락한 점, 기준치 1을 하회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은 외환보육액이 부족한 게 아닌지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2018년 이후 한국의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지만 부채 구조의 장기적인 양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4분기 환율은 평균 1320원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나 환율 급등으로 이어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환경임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화당국도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도 금리가 역전된 경우가 세 차례 있었고, 단순히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냐보다 자본·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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