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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글로벌 금융] ③하나은행, 중화권 '최강자'…그룹 해외이익 40% '성큼'

신병근 기자 2022-06-21 07:00:00
함영주 회장+박성호 행장 핵심 추진 "조기성과" 中 개인대출 100억¥…업계 최초 대만시장 진출 라인뱅크, 인니 현지화 성공…MZ세대 니즈 충족

하나은행이 최근 대만 타이베이 지점을 개설하면서 국내 금융그룹 통틀어 중화권 실적 선두를 사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타이베이 지점 개점식에 참석한 정병원(가운데) 주타이베이 대한민국대표부 대표, 김진석(오른쪽에서 두 번째) 타이베이지점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이코노믹데일리] 하나은행이 국내 금융사 통틀어 중화권 시장 '최강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다소 주춤했던 글로벌 사업이 앤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재차 활력을 찾으면서다. 올해 3월 하나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함영주 회장과 취임 2년 차를 맞은 박성호 하나은행장 합작으로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하나금융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20일 현재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전 세계 25개 지역, 194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중국 시장과 함께 두 달 전 국내 금융사 최초로 대만 타이베이에 지점을 신설하면서 중화권 공략의 신(新) 교두보를 마련했다.

함 회장 취임 후 글로벌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 하나금융은 앞서 수립한 글로벌 이익 비중 40%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함 회장이 설정한 글로벌 경영 좌표에 결정적 키를 쥔 박 행장은 '선도적 디지털 뱅크' 기치를 세우고 견조한 영업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DT)에 가속이 붙었다. 기폭제는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의 선제적 제휴다. 최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맞손을 잡은 것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세계적인 온라인 플랫폼 알리바바, 씨트립 등과 잇달아 제휴를 맺은 것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나은행 현지 법인 중국유한공사는 DT 기반의 각종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며 비약적인 개인대출 자산 성장을 이끌었다. 이 부문 실적이 이미 100억 위엔(¥), 우리 돈 약 2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함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비대면 개인대출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제휴 파트너를 추가 발굴할 것"이라며 "하나금융 DT는 중국 외 선진금융 지역에서도 인정받으면서 지속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행장이 작년부터 1년여간 공을 들여 공식 개점한 대만 타이베이지점은 대한민국 10대 교역 거점에 은행 네트워크를 완성한 마침표에 해당한다. 대형 은행 중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 △인도 △독일 △싱가포르 △멕시코를 포함해 △대만까지 모두 진출한 은행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 타이베이지점은 영어와 중국어 통용이 가능한 현지 전문인력을 채용한 데 이어 유력 금융회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행장이 강조한 현지화 전략에 탄력을 받은 셈으로,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획득한 '외국환거래지정은행(DBU)' 라이선스를 활용해 현지 통화를 쓰는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은행 측은 "그룹 CEO가 천명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대만에 이미 진출했으나 한국계 은행 부재로 불편을 겪었던 국내 기업들의 활로를 개척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고,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투자금융의 아시아 지역 첨병 역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타이베이지점은 앞으로 우량 기업 유치를 위해 역외금융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국제금융업무지점(OBU)'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지역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 전략적 투자를 해 온 하나은행은 BIDV 실적 개선에 따라 지분법이익이 전년 대비 500%가량 급증했다. 한국에서 파견한 시너지추진단 활약에 리테일 뱅킹과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자 BIDV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 따른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모바일 기반 '라인뱅크' 런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출시 6개월만에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겨냥 전략이 통하면서 목표였던 20만명을 훌쩍 넘는 30만명 고객을 신규 확보했다. 

박 행장은 "MZ세대가 디지털 뱅킹에 친숙한 문화는 글로벌 공통의 현상"이라며 "이들에게 더 편리하고 체감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인뱅크 애플리케이션 안에 QR코드를 이용한 간편결제 기능 등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10대 교역 거점 네트워크를 완성하면서 한국계 기업과 교민은 물론, 한국과 교역 수요가 있는 각 지역 고객분들에게 지금껏 접하지 못한 업그레이드 금융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청라지구에 조성 중인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헤드쿼터 조감도 [사진=하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