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尹정부 '탈원전 폐기'에 웃던 두산, 경찰 압수수색에 '울상'

심민현 기자 2022-05-20 07:51:34
경찰, 두산건설 압수수색...'성남FC 후원금 의혹' 연루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사업 운명은?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던 두산그룹이 갑작스런 경찰 압수수색에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8시간 30분 동안 두산건설과 성남FC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관련 문서 등 수사에 필요한 여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은 올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은 두 번째 강제수사다.

두산건설은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남시는 이재명 전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허가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용적률과 건축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 만을 기부채납 받아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당황한 기색이 여력한 모습이다. 지난 9일 출범한 윤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하며 그룹의 핵심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실상 국내 원자력 발전설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윤 정부가 신설을 예고한 '원전수출전략추진단(가칭)' 참여가 유력한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0년께부터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 등 3사는 지난달 26일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 개발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뉴스케일파워는 세계 1위 SMR 기업으로 이달 초 SMR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문제는 수많은 원자력 관련 사업 호재에도 두산건설의 분당두산타워 부지 특혜 용도변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수혜는커녕 경영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 기업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등장도 두산그룹에는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5년간 피해를 봤던 두산에너빌리티가 윤 정부 출범을 맞아 살아나려고 하는 순간 두산건설 관련 악재가 터졌다"며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선 차분히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본업인 원자력 사업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