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경쟁력이 해를 거듭할 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수요가 폭락하면서 저비용 항공사(LCC)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2017년 43.2%에서 지난해 15.2%p 감소한 28.0%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 국내선 점유율은 56.8%에서 72.0%로 대폭 상승했다.
대한항공 등이 LCC에 국내선 수요를 빼앗긴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다. 여객 1명당 국내선 평균 운임(수수료 제외)은 대한항공 5만6549원, 제주항공 3만7714원이다. 제주항공이 대한항공보다 3분의 1 가량 저렴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게 국제선이 주력 사업이건 사실이지만 국내선도 버릴 수 없는 존재다. 국내선 사업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기록한 국내 매출액은 각각 8918억 원, 4259억 원에 달한다.
또 국내선 사업은 최근 재계에게 요구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다. 공항이 위치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항공사들이 국내선을 운영할 때 공항을 비롯한 관광업계에 일자리를 늘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부진한 국내선 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김포공항에서 국내선 고객을 대상으로 손바닥 정맥을 인식시킨 후 탑승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바이오 셀프 보딩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10월 18년 만에 국내선 비즈니스석을 부활시키며 국내선 고객에게 고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이 전멸되다시피 하면서 국내선에 강점이 있는 LCC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보다 국내선 사업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해외여행 수요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사업에 더욱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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