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격화하는 가운데 현재 시장 선두기업은 기업 규모에 크게 상관 없는 모습이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다거나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비용이 더 든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어서다. 새벽배송에 특화한 시스템 효율화 정도가 기업 비용과 수익 등을 좌우지하는 모습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사업 모델 자체가 고비용 구조여서다. 물류센터가 필수인 새벽배송은 지속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하지만 적자를 안고 이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최근 대기업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지난 18일 종료), BGF리테일의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5월 말 종료)는 신선 새벽배송 철수를 선언했다. 롯데온은 롯데마트몰 새벽배송 '새벽에 ON'을 접는 대신 퀵커머스 '바로배송'에 힘을 싣는다. BGF리테일은 헬로네이처 사업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전환한다.
시장 출혈 경쟁은 가속화하는 데다가 물류비까지 상승하면서 비용은 늘지만 투입 대비 성과가 탐탁지 않아서다.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작년에 롯데온 적자만 1560억원선이다.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있어 중장기적 시장 전망도 어둡다고 보이면서다. 결국 실적 저조로 사업을 접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 1위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선두 주자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아시스마켓(마켓컬리·SSG닷컴 매출 규모 10분의 1 수준)을 제외하고 신선 새벽배송업계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는 매출 외형은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영업 손실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또 이런 적자에도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1위 마켓컬리로 작년 매출 1조5614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2000억원대(2177억원) 규모다. SSG닷컴도 작년 매출 1조4942억원이지만 영업손실 1079억원을 냈다.
신선 새벽배송 '로켓프레시'(로켓와우 회원 대상)도 운영 중인 쿠팡이야말로 이커머스업계 적자 대명사일 정도로 적자에 아랑곳하지 않고(계획된 적자) 익일 '로켓배송' 물류 투자(신선 '로켓프레시' 풀필먼트 약 2배 확대)에 전념해왔다. 작년 쿠팡 매출은 약 22조원이지만 전체 적자도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런 적자 속에서도 성장세가 강점인 마켓컬리는 투자를 선택했다. '샛별배송' 배송권역 확대, 배송 솔루션 자회사 '컬리 넥스트마일' 인력 대규모 채용 등 물류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배송 대행 3자 배송 사업 확대, 테크 기반 사업 확장으로 중장기적인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GS리테일 GS프레시몰도 신선 새벽배송 대상 상품을 기존 대비 2.5배 늘리며 확대에 나섰다.
국내 1위 물류기업 CJ대한통운도 융합형 풀필먼트와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건강 간편식 플랫폼 랭킹닭컴 새벽·당일배송을 수도권 전역, 충청권으로 확대(배송 지역 확장 지속)하면서 신선 새벽배송 시장에 더 깊이 발을 담그는 모습이다. 향후 두 기업 간 운영 물량은 더욱 확대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주체 진입과 퇴거가 활발하면서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시장은 '춘추전국'을 맞은 모습이다.
일찌감치 홈쇼핑업계 롯데홈쇼핑(새롯배송)이나 동원몰(밴드프레시)은 발을 담갔다가 뺐다. 이제 롯데온과 헬로네이처도 사업을 접었지만 시장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크고 작은 신규 사업자도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작년 말 CJ온스타일, NS홈쇼핑 등 홈쇼핑업계 진출에 이어 최근까지 이커머스 네이버와 G마켓·옥션, 인터파크 참전이 이어졌다. 티몬, 초록마을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예고한 상태다. 이들이 '쩐의 전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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