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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국가유산" 60년만에 명칭 변경...문화재 정책범위의 확장·시대변화.미래가치 반영

임승한 인턴기자 2022-04-11 17:58:04
'문화재' 명칭 개선이 필요, 국민 76.5%, 전문가 91.8% 찬성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동방] '문화재'의 명칭이 '국가유산'으로 변경된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60년간 법률·행정 용어로 폭넓게 쓰여온 '문화재'(文化財)가 '국가유산'(國家遺産)으로 대체된다.

이번 문화재 명칭과 분류체계 개선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사용 중인 ‘문화재’ 용어가 가진 의미상 한계를 극복하고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맞추는 등 문화재 정책범위의 확장과 시대변화, 미래가치를 반영한 체계 수정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 보존·관리·활용을 조사·심의하는 기구인 문화재위원회와 무형문화재위원회는 1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하위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두는 개선안과 용어·분류체계 개선 촉구 결의문을 문화재청에 전달했다.

문화재청은 하반기까지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문화재보호법을 대신할 '국가유산기본법' 등 관련 법령 제정과 체제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재 정책 추진 과정에서 문화재위원회 결정이 뒤바뀌는 사례는 거의 없어 개선안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특히, 지난 3월에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문화재’ 명칭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국민 76.5%, 전문가 91.8%이었고, ‘유산’ 개념으로 변경하는 데에는 국민 90.3%, 전문가 95.8%가 찬성했다. 통칭 용어로서 ‘국가유산’이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에도 국민 87.2%, 전문가 52.5%가 동의했다.

이번 명칭 및 분류체계 개선의 주요 내용은 우선 문화재(財)라는 명칭을 유산(遺産)으로 변경하고, 통칭은 ‘국가유산’으로 한다.

국가유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한 국가의 총체적 유산을 뜻한다. 유네스코 협약은 '유산'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자산으로 정의한다.

아울러, 국보·보물 등의 지정기준도 기존 오래된 것, 귀한 것, 유일한 것에서 누가,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등 풍부한 역사와 정신적 가치까지 포함하게 된다.

비지정문화재에 대해 목록유산이라는 개념을 신설해 지정문화재 중심의 중점보호주의에서 비지정문화재를 포함한 역사문화자원을 목록으로 관리하는 포괄적 보호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비지정문화재 중 보호가치가 있는 향토유산의 법적 개념과 지원 근거가 처음으로 마련된다.

또한, 등록유산과 목록유산의 대상을 문화유산에서 무형유산과 자연유산으로 확대한다. 유네스코는 유산을 세계유산, 무형유산, 기록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라는 용어와 분류체계를 개선하면 기관 명칭도 '국가유산청' 등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미 영어 명칭에서 '문화재'(cultural assets) 대신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을 사용하고 있다.

문화재위원회와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 일동은 미래지향적인 국가유산 체제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국가유산 체제에 걸맞은 법적.행정적 기반 마련 등 국가유산의 총체적인 보호와 가치 증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