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자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 현지 시각 12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1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 의견을 얻은 지 하루만에 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이로서 렉키로나는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내 최초 항체 신약으로 기록됐다.
셀트리온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1조클럽에 가입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줄었다.
셀트리온이 10일 공시한 내용을 보면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2% 감소했다. 매출액은 27% 줄어든 4010억원이다. 순이익은 1404억원으로 20% 감소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테바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 위탁생산(CMO) 매출이 4분기로 미뤄졌고, 타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램시마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성장 추세였던 분기 매출 규모가 역성장한 것인데, 증권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생산에 집중하면서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을 근거로 증권사들은 셀트리온 목표가를 일제히 내렸다. 유진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4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으며 KTB투자증권은 33만원에서 28만원으로, KB증권은 30만원에서 28만원으로, 키움증권은 35만원에서 28만원으로 내렸다.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7일 40만3500원까지 치솟던 주가는 12일 21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고가 대비 47% 하락한 셈이다.
회사는 기업 가치가 떨어진 시점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렉키로나가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EMA 승인 권고 하루 만에 EC가 정식 품목허가를 내줬는데, 신속한 결정을 환영하며 렉키로나 공급 확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렉키로나 매출에 대해 업계 평가는 제각각인데 신영증권은 1248억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봤고, 키움증권은 437억원으로 가장 낮게 예측했다.
유럽에서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 매출에 대해서는 전망이 더욱 엇갈렸다. KTB투자증권은 내년 138억원, 내후년 16억원의 매출을 전망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1062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머크와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출시가 임박하면서 렉키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든 탓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평가다. 머크와 화이자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결과를 속속 내놓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작용이나 효과 등의 검토가 더 필요하겠지만 아무래도 전문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주사제보단 먹는 치료제가 편의성 면에서 월등하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 회사에서 항체 신약 개발사로 변모 중인 셀트리온의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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