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7월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배달료 2000원에 최소 주문 금액이 따로 없고, 15분 내 배송을 완료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앞서 배달의민족도 2019년부터 B마트를 열고 발빠르게 퀵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면, 우유 등 식품은 물론 화장지, 세제까지 총 70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쿠팡이츠마트와 B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이 골목상권의 편의점·수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겹친다.
그러자 전국 중소 마트와 편의점, 소상공인들은 이른 바 '쿠팡 대책위'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 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쿠팡 대책위)’는 이르면 이달 중 퀵커머스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동반성장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지정 후 5년 동안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해당 사업에 진입하거나 인수를 통해 확장할 수 없다. 이어 만료 시 법적 효력을 지닌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최종 목표다.
대책위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한국마트협회·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한국편의점주협의회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11곳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미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유통업계 배송 경쟁을 일으켰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 14조원대로 성장하더니 이제는 한번에 동네 창고형 마트와 식자재(쿠팡이츠 딜) 납품,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까지도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쿠팡만 아니라 쿠팡이 상징하는 유통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쿠팡은 주문을 온라인으로 할 뿐 배송 거점 중심으로 어떤 거점화한 오프라인 대형 마트 매장과 다를 바 없다"며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쿠팡 입점 중소상공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4%, 이들 상품 수는 810% 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엔 서울·경북·대구·경남·충북·충남·광주 7개 지방자치단체 지역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용관 등을 열고 판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올해만 전국 소상공인과 농수축산인 디지털 판로 개척에 4000억원을 마련,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 중소상공인들은 쿠팡은 직매입 비중이 높아(매출 비중 91.9%) 오픈마켓 입점 중소상공인은 많지 않고,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역시 대증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차후 종속이 더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 자영업자들은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유통업 대세라고 보면 소상공인 이커머스 활성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제조 물품을 파는 게 아닌 지역 유통 자영업자엔 오픈마켓 입점 지원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이제 정부는 현재 식당 중심 공공 플랫폼에서 나아가 동네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공공 플랫폼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쿠팡 직매입 상품을 고객 집 앞까지 배달하는 퀵커머스 쿠팡이츠 마트는 자본력에서 배민 B마트, 요기요 요마트 등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상권 침투력이 클 것"이라며 "먼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통해 확장을 막겠다"고 했다.
한편 이커머스업계도 쿠팡은 중개 플랫폼인 통신판매중개업자 오픈마켓과는 성격과 형태가 다른 통신판매업자라는 점에서 온라인 규제 등 각종 논의에서 구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쿠팡은 통신판매업자인 동시에 통신판매중개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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