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뿐만 아니라 부산 등 주요 도시 국내 여행 확산, 백신 접종과 맞물려 사이판 등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해외 여행 재개, 일본 등지 무착륙 관광 비행 다변화 등에 대한 기대도 한 풀 꺾인 모습이다.
12일 면세업계는 "여름 성수기 대목을 앞두고 관광, 여행업계가 좀 살아난다 싶었다.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여름 휴가는 가족 단위 여행이 대부분"이라며 "해외 아닌 국내를 가더라도 여름 전 미리 계획을 다 짜놨을 텐데 이번 대유행이 길어지면 대량 취소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그나마 힘을 받고 있는 국내 여행에 대해서도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 트래블 버블로 업계 해외 여행 재개 기대감도 일던 상황인 데다 재고 내수화나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이 직접적인 매출보다 침체된 업황에 활기를 띄우며 시장을 추스려온 면이 크다.
코로나19로 하늘길과 함께 관광객마저 막히며 사투 중인 국내 면세업계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이달 17일 문을 닫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다.
코로나 사태 전부터 순수 관광객보다 중국 대리 구매상 '따이공'에 의존하는 국내 시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같은 따이공 의존도는 코로나19로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지난해부터 국내 면세 시장 매출 90%를 따이공이 일으키면서다.
이처럼 따이공 의존도 높은 시장 상황이야말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엔 결정타가 됐다. 이들 따이공 선호 물품이 점포 매출을 가르는데 따이공은 한국산 화장품 구매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명동점(화장품) 대비 패션 성지를 강조하고 나선 만큼 앞서 일각에서는 따이공에 덜 매력적인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난관마저 예견하기도 했다.
동선 상으로도 명동 위주로 움직여온 따이공들인데다 화장품보다 패션·잡화에 힘을 준 강남점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개점 당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전철 3·7·9호선 환승역, 33개 버스 노선 등 국내 교통 허브로서 터미널 유동 인구와 JW메리어트호텔 해외 관광객까지 시너지가 예상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정확히 이같이 많은 유동 인구는 오히려 강남점 일대를 기피하게 만들면서 독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사드 사태로 타격을 입은 강남점에 코로나19는 설상가상이 됐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서초구 반포로 강남 센트럴시티 5개층 약 3906평(1만3570㎡) 규모 브랜드 350개로 출발했다.
업계는 이번 강남점 매각은 신세계면세점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면세점을 접은 이후 강남점 매장은 백화점 임대나 식음료 업장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