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지난해 3월부터 중단됐던 공매도가 5월2일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나면 개인투자자들이 이탈하고, 결국 지수도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2008년과 2011년 공매도 금지 이후 사례를 살펴보면, 공매도 재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6일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과거 2번의 공매도 종료 이후의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공매도 종료 직후 1개월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약세를 보이고 3개월 후와 6개월 후에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에서 처음 공매도 금지가 이뤄졌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이다. 당시 정부는 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까지 공매도를 금지시켰는데 재개 이후 코스피 수익률을 1개월간 -0.4%를 기록했다. 하지만 3개월 뒤에는 14%, 6개월 뒤에는 11.4%로 오히려 상승 전환했다.
두 번째로 공매도를 금지한 시기는 2011년 8월10일부터 2011년 11월9일 사이다. 공매도를 금지한지 1개월 후 코스피 수익률은 -1.7%였다. 하지만 3개월 후 시점에는 5.6%, 6개월 후에는 2.2%로 상승 전환했다.
염 연구원은 “2번의 사례 밖에 없어서 일반화가 어렵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조치 후 한 달간은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약세를 기록했고, 이후 대형주 중심으로 성과가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가 다시 시작돼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공매도로 제법 이익을 내려면 주가가 비싸야하고 이에 따라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높은 수준임이 분명하지만 양적완화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한 아주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종목에 한해서는 공매도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측면에서는 공매도의 영향력이 거의 없겠지만 종목별 공매도의 영향력은 천차만별일 것”이라며 “공매도 세력이 선호하지 않는 주가 낙폭이 과도한 종목,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종목군들을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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