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우량 핀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벤처캐피탈(VC), 스타트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면서 지분투자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지분법 이익 전년대비 9.2%↑…“VC 시장 확장 적극 추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8개 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의 지분법 이익은 총 2729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2499억9200만원)대비 9.2% 늘었다. 지분법 이익이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지분을 투자했을 때 얻는 수익을 의미한다.
증권사별로 지분법 이익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투증권의 지분법 이익은 2019년 785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2012억2100만원으로 급증했다. 한투증권의 이익 증가는 인터넷전문은행 강자인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에 31.77%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1279억원을 벌어들였다.
NH투자증권은 신기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에 대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실적을 내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간접지분투자와 직접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벤처캐피탈(VC) 시장으로도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회사 미래에셋벤처투자를 전면에 내세워 수익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투자조합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중심의 일반 VC들과 달리 고유계정 투자를 병행해서 피투자기업의 성장에 비례한 고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자기자본은 2014년 500억원에서 2018년 3·4분기 기준 1193억원으로 확대됐다.
교보증권은 올해부터 VC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영기획본부 내에 VC사업부를 꾸리고 외부에서 신희진 부서장을 영입했으며, 부서원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의 지분투자 확대는 결국 기업공개(IPO)와 연계된 것으로, 우량기업을 선별한 후 상장 전 투자를 진행하는 세컨더리(Secondary) 투자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 예로,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6.15%(206만9450주)를 취득했다. 이후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화투자증권의 지분가치가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미래 사업을 강화하면서 핀테크, 벤처캐피탈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IPO시장이 활황세를 띄면서 공개 전 투자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면서 공격적인 지분투자 전략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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