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바이오의약품 산업 분석 및 정책 연구'에서 "바이오벤처 등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비중과 기술수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의약품 R&D 역량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보건산업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기술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특허 영향력 지수'(PII)는 우리나라의 경우 △세포치료제 0.6(4위) △백신 1.3(6위) △유전자치료제 0.4(6위) △항체의약품 0.6(9위) 등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제외한 나머지 바이오의약품은 기준 값인 1 이하로 기술 수준 열위를 보였다. 미국의 특허영향력 지수는 항체의약품 3.2, 백신 3.3, 세포치료제 5.0, 유전자치료제 2.7 등이었다.
기술의 질적·양적 수준을 보여주는 '특허 기술력 지수'(TS)는 △세포치료제 4위(16.6) △유전자치료제 6위(5.4) △항체의약품 9위(202.5) △백신 10위(124.5)로 집계됐다. 국내 바이오의약품이 질적·양적 측면에서 선진국 대비 기술력이 낮다는 의미다.
이같은 기술력 차이는 선진국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한 R&D 투자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정부 발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헬스 분야 주요 36개사와 벤처캐피털 5개사가 오는 2023년까지 연구개발·시설투자에 집행하는 규모는 총 10조원 규모다. 이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2018년 한 해 R&D 투자액(13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상위 일부 기업들이 R&D 투자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양극화가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한 곳은 셀트리온으로 3892억원을 집행했다. 이어 한미약품(2261억원), 유한양행(2226억원), GC녹십자(1599억원), 종근당(1497억원), 대웅제약(1445억원) 순이었다.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R&D 비용이 1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정부도 바이오의약품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다수 부처에 분산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2019년 기준 정부 R&D 투자액은 총 1566억원 수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8개 부처별로 다수의 과제에 분산된 R&D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R&D 확대와 함께 전략분야별 중점 투자, 민간 바이오의약품 R&D 투자 활성화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국내 기업들은 체급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전문인력이나 R&D 투자규모에서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럴수록 기업과 정부 모두 전략적으로 R&D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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