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이마트는 4000~6000억원 규모, 롯데쇼핑은 1000억원 안팎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년여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이마트는 운영·차환자금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한다. 다만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이마트의 회사채는 1000억원이 전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은 인수합병(M&A)을 염두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마트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50:50으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롯데쇼핑은 ESG 채권으로 자금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ESG 채권은 친환경사업을 위한 녹색채권, 상생경영 등을 위한 사회적책임채권, 지속가능채권 등 조달자금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업에 사용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롯데쇼핑은 사회적책임(SRI) 채권으로 발행해 협력사 거래대금 조기지급 등 상생 관련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모두 신용등급이 AA로 높아 우량채로 분류되는 만큼 자금조달 자체는 무난하게 흥행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부 차장은 "지난달 우량채는 물론이고 BBB급까지도 발행금액을 초과하는 투자수요가 나타날 정도로 회사채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고채 대비 회사채 스프레드도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회사채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에 당분간 발행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일한 신용등급임에도 불구, 등급전망이 달라 조달금리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는 '안정적' 등급전망을 받고 있지만 롯데쇼핑은 지난해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된 바 있다. 오프라인 업황 저하 속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코로나19라는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상이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면서 "이는 신용도 등급전망 격차로 이어졌고, 또다시 회사채 발행금리까지 차이가 발생하면 채권시장에서도 양사간 위상이 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발행하는 데다가 낮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ESG 채권으로 노선을 돌려 금리 측면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조건들을 전략적으로 피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매출액 16조1844억원, 영업이익 346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8.2%, 19.1% 감소했다. 반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매출액 22조원, 영업이익 2372억원을 기록하며 같은기간 15.6%, 57.4% 성장세를 보였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