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신세계가 미술품 전시와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시작한 미술품 판매 등의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4일 개최하는 주주총회에서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3층에 해외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매장과 함께 미술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스페이스'를 열었다. 기존 강남점, 광주신세계, 대구신세계, 본점본관, 센텀시티 등에 갤러리를 열어 작품을 전시했지만 미술품을 상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업계에서도 첫 행보였다. 백화점업계는 2019년부터 오프라인 공간의 차별화를 위해 백화점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판매는 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은 '벨라뮈제'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수억원대의 초고가 작품을 판매한 바 있다.
미술품은 백화점 전체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명품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명품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미술품을 관람하고, 나아가 구매로 이어진다면 백화점업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백화점 본업의 시너지와 함께 기존 미술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술 작품 구매 다수를 차지하는 갤러리는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어 작품 가격 협상 등에 심리적 장벽이 높지만, 백화점은 쇼핑 공간이라는 특성상 작품 가격 등을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확장시 백화점이 명품 뿐만 아니라 미술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사업 공간으로도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은 직접 갤러리를 운영하며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 전시하고 있다. 이를 기업 이윤 일부를 문화·예술 분야에 지원하는 사회공헌 차원의 '메세나' 활동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한편 신세계가 작품을 구입해 미술품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국내를 비롯한 중국 등 동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지수가 높아지면서 미술품이 재평가를 받고 있는 시장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아시아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어 한국 예술 작품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의 2~3배 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트렌드를 빠르게 읽는 신세계가 이같은 투자 가치를 보고 미술품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가 물납제를 검토하면서 미술품 소장 가치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물납제는 향후 상속제를 미술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최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미술협회·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계 단체와 인사들이 지난 3일 대국민 건의문을 발표하고 이를 요청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업 목적 추가는 주주총회를 통해서만 가능해 이에 맞춰 공지한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강남점 외에 미술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나 갤러리를 세울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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