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형제의 경영권 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이 추천한 사외이사에 대해 동생인 조현범 사장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여기에 조 부회장이 한국타이어에도 주주제안을 보내면서 분쟁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조희경 한국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25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조 부회장이 주주제안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혜웅 대표이사는 LG전자 중국법인장(부사장)과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현재 조현범 사장과 이수일 사장, 3명의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 지분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5.67%를 보유하고 있고, 조현범 사장 지분이 2.07%·조희경 이사장이 2.72%를 갖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의 한국타이어 지분은 0.65%에 불과하다.
조양래 회장은 동생 조 사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을 고려하면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상법개정안의 ‘3%룰’을 감안해도 조 부회장의 승산은 낮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승패와 관계없이 경영권 견제 차원의 주주제안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지분 정리 계획은 내놓지 않았고, 잇따라 주주제안을 하는 모습을 볼 때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부회장은 이달 초 본인의 사임 발표와 함께, 한국앤컴퍼니에 이한상 고려대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한 주주제안을 했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이에 대해 “이사회 의장인 조 부회장이 소액주주를 위해 만들어진 주주제안 방식을 이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회사에 알리지 않고 보도자료 낸 것에 대해서도 당황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입장과 일치하게, 지난 25일 열린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조현식 부회장의 감사 선임 제안 안건을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조현범 사장이 형의 주주제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다만 조 부회장의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에 제출된 것이어서, 이사회의 채택 여부와 관계 없이 다음달 30일 열리는 주총 안건으로 상정된다.
이에 따라 이 교수 선임 건을 둘러싼 형제의 주총 표 대결이 예상된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은 조현범 사장이 42.9%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차녀 조희원씨가 10.82%, 국민연금이 5.21% 보유 중이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등 나머지 특수 관계인 지분은 1% 미만이다.
지분율로만 보면 동생 조 사장의 압승이지만, 앞서 언급한 3%룰을 적용하면 조현범 사장·조현식 부회장·조희원씨·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각각 3%로 모두 같아진다.
현재 조희원씨는 중립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져 캐스팅보터는 국민연금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식·현범 형제 모두 횡령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를 표방하는 국민연금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