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커머스업계 전반에 불어닥칠 쿠팡발 후폭풍에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55조 몸값'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만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쇼핑·배달·OTT 넘어 IT 서비스 등 굵직굵직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이에 따른 M&A를 통해 '쿠팡 유니버스'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동방]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 상품군 확대와 마케팅 채널 확장, 물류센터 시설 확장 등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할 예정이다."
쿠팡이 IPO신고서에서 밝힌 계획이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으로 조 단위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면서 상장 신고서에 밝힌 인수합병(M&A)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형 아마존을 지향하면서 쇼핑을 비롯한 전 분야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요기요 등을 인수해 각각 오프라인과 쿠팡이츠를 강화할 것이란 가능성도 나온다.
◆쿠팡, 오프라인 주도권 위해 홈플러스 인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쿠팡의 상장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명목상 수치로 실제 유치하는 투자금은 20억달러 이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쿠팡은 상장신고서에서 "4700억 달러(약52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유통·식료품·음식배달·여행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고 했다. 쿠팡의 성장 여력이 많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뒤집어 말하면 여기에 언급한 시장 전체를 노린다는 선언으로도 비쳐졌다. 그러면서 "자금의 일부를 보완적 사업과 제품·서비스 또는 기술의 인수 또는 전략적 투자에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쿠팡이 '한국형 아마존'을 모델로 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쇼핑 외에도 국내 소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인수해 온·오프라인 업계의 '유통공룡'을 노릴 것이란 가능성도 나온다. 쿠팡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 아마존도 지난 2017년 유기농 식품 전문매장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오프라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 악화로 매각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 규모는 약 24조원으로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하는 실질적 1위다. 아울러 쿠팡은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해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에 1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하면서 물류사업 구축에 주력해 왔는데,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도심권에 위치한 각 점포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매각가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원대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바 있어 최소 7조원 이상의 매각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쿠팡이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1조원대 실탄에 비해 턱없이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마존을 지향하면서 정보기술(IT)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쿠팡이 매력도가 떨어지는 오프라인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켓배송' 강화…물류시스템 구축·확장 주목
쿠팡은 우선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쿠팡은 현재 광역시 8곳에 물류센터를 지어 배송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제3자 물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앞서 쿠팡은 택배사업자 자격을 획득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로켓제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로 상품보관부터 로켓배송, CS 응대까지 쿠팡이 모두 처리해주는 것이다. 쿠팡은 직매입 제품 뿐만 아니라 4억개에 달하는 오픈마켓 제품까지 로켓배송으로 고객에게 배송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한국형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는 만큼 온라인 쇼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쿠팡 유니버스' 구축에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도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보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결제 시스템 등 미래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쿠팡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자체 콘텐츠 제작 의사를 밝힌 바 있고, 라이브 커머스(모바일 생방송 판매) 서비스도 공식화하며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샵·클라우드스토어 등 상표권을 출원하며 데이터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 가능성도 분석하고 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