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고령자 접종 가능"

백승룡 기자 2021-02-01 16:50:45
식약처 검증자문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건부 허가' 아스트라제네카 전체 예방효과 62%…"임상 참여한 고령자 수 적다는 이유로 투여 배제할 수 없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최종점검위원회 거쳐 이달 둘째주 허가여부 결정

[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고령층 물백신' 논란이 일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은 65세 이상 고령자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고 1일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다.

고령층 임상자료가 부족해 투여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임상에 참여한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투여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자문단은 전연령 대상 전반적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는 "약 62%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것은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효과 평가 기준인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이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허용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분석자료를 추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국내에서 허가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앞서 검증 자문단은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자료 4건을 토대로 투여용량, 가격, 고령자 대상 효과 등을 논의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령자 660명을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평가한 결과, 접종 후 감염 사례는 경증 환자 1명에 그쳤다.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들(항체가, 혈청전환율 등)이 전연령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2109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안전성 시험에서도 고령자의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률은 65세 미만 성인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주사부위 통증, 오심, 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 등 예상되는 이상반응 발생률은 고령자가 82.4%, 65세 미만 성인이 87.7%였다. 전신 알레르기 증상인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은 전연령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자문단은 표준용량으로 2회 투여하고, 투여 간격도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신청한 4~12주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허가 후 임상 현장에서 사용 시 전문가 자문을 거쳐 투여간격과 관련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 고령층 임상 자료가 부족해 연령 제한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검증자문단 전문가 다수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문단은 △임상시험계획이 만 18세 이상 대상자에서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된 점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 △백신 투여 후 면역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8세 이상 전 연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도록 조건부 판매 승인을 내린 상황이다.

다만 소수 전문가는 임상 등 추가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항체가가 65세 미만의 성인에 비해 낮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자문단은 '임신기간 중에는 투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자문했다. 수유부와 관련해서는 '이 백신이 모유 중으로의 분비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내용을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기술할 것을 제안했다.

식약처는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를 통해 얻은 권고사항과 심사결과를 종합해 오는 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2차 자문을 받을 예정이다. 중앙약심은 고령자 사용 여부를 포함해 안정성, 효과성, 허가 시 고려사항 등을 자문하게 된다. 이후 마지막 자문인 최종 점검위원회를 거쳐 이달 둘째 주 허가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계약을 통해 이달 내 62만명분(125만회분)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총 1000만명분의 백신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위탁생산을 맡는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도 다음달까지 30만명분 이상, 2분기까지 130만~219만명분을 추가로 들여온다. 이달 중순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6만명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일반 국민이 접종받을 수 있는 첫 백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