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6일 11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2년 단일물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으로 증액발행한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은 ‘BBB0’이다. 비우량채인 탓에 시장 수요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장 큰 불확실성 요소로 지목됐던 DICC 소송 문제가 수그러들면서 투자심리는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3부는 지난 14일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지급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손을 들어줬다.
DICC 문제는 그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도 걸림돌이었다. 이달 말 현대중공업그룹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자금지원 등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수요예측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늘어나는 차입금과 높은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익규모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고정금리 카드를 내밀었다. 희망금리밴드를 4.2~4.7%로 제시한 것이다. 통상 발행사들이 개별민평금리 대비 위·아래로 일정 범위를 제시하는 것과는 다르다. 두산인프라코어 등급전망은 ‘유동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인수, 자구안 이행 등으로 변동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두산인프라코어는 1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도 최고 4.8%대 금리를 제시했지만 10억원 주문에 그치는 등 참패를 맞봤다. 인수단과 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물량을 인수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고금리 제시도 얼어붙은 투심을 깨기는 어려웠다.
당시와 달라진 점 역시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편입과 DICC 소송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요예측을 대비, 투자심리 완화 차원에서 그 시기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그룹 내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력 지원 주체인 두산중공업의 체력 저하 등으로 사실상 그룹 지원 주체 역할을 맡았다. 즉, ‘현대중공업’, ‘DICC’ 두 가지 키워드는 수요예측 흥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다만 FI들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DICC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이 FI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BBB급 이하는 리테일 수요가 주를 이룬다. 투심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인수단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IB관계자는 “작년 말 수요예측 진행 당시보다 투자심리는 완화됐다”면서도 “DICC 관련 이슈가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투심을 고려해 발행 시기를 미뤄 결정했다는 점은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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