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K E&S 신용등급은 AA+다. 등급전망은 지난해 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전력수요 감소, 유가하락 등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확대와 대규모 배당 등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호주 가스전 투자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단기 내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SK E&S는 그룹 지주사인 SK(주)와 공동으로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신주 인수(총 1조6000억원, 지분율 10%) 계약 체결 후 불과 닷새 만에 주가가 취득가액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고 밝혔다. 지분가치 상승분만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긍정적 소식이지만 신평사들의 반응은 차갑다. 지분인수를 위한 자금소요(8000억원) 등이 예상되는 탓이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빛을 발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정적’ 등급전망과 현금흐름 상황 등을 고려하면 SK E&S가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SK E&S는 지난해 1월 공모 시장에서 3800억원 자금을 조달한 이후 사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SK E&S가 그룹 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자금유출은 불가피하지만 수소생태계 사업 확장을 적극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역발상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 E&S가 공모 시장에 재차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 단계라 할 수 있지만 SK그룹이 ESG경영을 적극 강조하고 있어 그 보폭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룹 내에서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파워플러그 투자 성과를 적극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이례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 E&S는 오는 2월 말 1000억원의 기업어음(CP, 3개월물) 만기가 돌아온다. 8월에는 1400억원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차환 일정이 타이트하진 않지만 차입 만기 구조를 늘리고 ESG 채권 레코드 확보 차원에서 공모 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신용등급 불일치, 적자 기조에도 공모 시장에 과감히 도전했다. 비록 ESG 채권은 발행하지 않았지만 3000억원 발행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들인 최인근 씨는 지난해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SK E&S는 그룹 미래 먹거리 확보와 동시에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 투자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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