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2030 골린이 잡아라" 패션·유통업계 '골프 홀릭'

주진 생활경제부 부장 2020-10-20 10:51:44
백화점·홈쇼핑, 골프웨어 큰 손으로 떠오른 2030 매출↑…신세계, 1~8월 20~30대 매출 195%↑ 패션업계, 골프 브랜드 속속 출시…LF·코오롱, 타깃 브랜드 선봬

[사진=CJ오쇼핑 제공]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자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골프에 입문하는 20~30대가 늘면서 이들이 골프용품‧의류계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과 홈쇼핑, 패션업계가 ‘2030 골린이(골프+어린이)’들을 겨냥한 브랜드와 편집매장, 콘텐츠를 선보이며 ‘코로나블루’를 털고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실제 올 들어 백화점과 홈쇼핑에서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한 골프의류 매출 실적은 지난 해보다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1~8월 골프의류의 연령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30대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5.1% 증가했다. 특히 올해 1~9월 골프웨어 매출에서 30대 신장률이 21.1%로 가장 높았다. 2030 매출 신장률을 더하면 26.9%로 4050대 신장률인 26.0%보다 0.9%포인트 높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8-9월 20~30대 구매고객의 골프용품 매출이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7.6%, 98.2% 늘었다.

롯데홈쇼핑은 8월1일부터 10월11일까지 약 2달간 골프용품 주문 수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2030세대의 주문도 지난해보다 130% 급증하는 등 전 연령층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골프산업 성장규모가 2019년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패션‧유통업계는 새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골프 레슨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20~30대 골퍼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20∼30대 여성골퍼를 위한 여성 전문 골프의류 편집매장인 'S.tyle Golf'를 열었다. 스타일 골프는 트렌디한 캐주얼 골프웨어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간 백화점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국내 신진 디자이너 골프 의류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았다. 대표 브랜드는 프로 골퍼 출신 인플루언서 이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고엑스오’, 러블리한 골프웨어로 유명한 ‘제이제인’, 골프와 테니스로부터 영감을 받은 캐주얼 라이프웨어 ‘클로브’, 프렌치 스타일의 섬세한 감성을 더한 ‘마이컬러이즈’ 등이 있다. 

최문열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골프 의류 편집숍을 통해 젊은 골퍼들을 끌어오는 한편 백화점의 문턱을 낮추고 잠재적 VIP를 확보하겠다”며 “골프를 즐기는 연령이 낮아진 만큼 영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세계 백화점 제공]

젊은 층 타깃 브랜드도 인기몰이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골프의류 브랜드 제이린드버그는 무난한 색깔과 편안한 핏이 특징인 기존 골프의류와 달리 선명한 색깔과 몸에 달라붙는 슬림핏을 내세웠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제이린드버그 매출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지난해보다 166% 늘었다.

LF는 20~30대 골퍼들을 겨냥한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를 최근 선보였다. 더블 플래그는 LF가 2009년 헤지스 골프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골프의류 브랜드로 골프의류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맨투맨, 후드티 등도 출시됐다.

LF가 전개하는 '닥스골프'도 젊은 골퍼들을 위한 '닥스런던'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닥스런던은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30~40대들을 위해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운영하는 골프 전문 온라인 셀렉숍 '더 카트 골프'도 젊은 골퍼들을 위해 자체 제작 브랜드(PB) '더카트'를 내놨다.

CJ ENM 오쇼핑부문의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는 퍼포먼스 기능을 강화한 필드라인 의류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골프웨어로 상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중성 높은 캐주얼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실전 라운딩용 퍼포먼스 라인을 내놓으며 포트폴리오를 확장, 토탈 골프웨어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본격적인 골프시즌을 맞아 골프족을 겨냥한 콘텐츠를 강화한다. 롯데홈쇼핑은 고객 초청 프로골퍼 레슨 이벤트를 진행하고, 골프 특화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우선 이달 22일까지 골프웨어 및 용품 특집전 '롯데홀인원'을 진행한다. 골프웨어 '피터젠슨'과 '세서미 스트리트', '브리지스톤 골프채' 등을 최대 20%까지 할인된 금액에 판매한다. 이벤트 응모 고객 중 추첨을 통해 5명에게는 '18홀 동반 라운딩' 초청 행사를 진행한다. 당첨자는 필드에서 PGA 티칭 프로들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8일에는 골프 테마 프로그램 '선데이굿샷'도 론칭했다. ‘기분 좋은 일요일 골프웨어 쇼핑’이라는 콘셉트다.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50분부터 70분간 진행한다. 이날 론칭 방송에서 '아디다스 골프'의 밴딩팬츠를 선보이면서 골프 에티켓, 파지법 등을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오는 25일엔 '아다바트 골프니트', 내달 1일엔 '커터앤벅 골프티셔츠'를 방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