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최근 키움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집중도가 심화되면서 우발채무 익스포저(리스크 노출금)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발채무 중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중이 높아 유동성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2분기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1조976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92%로 중소형사 평균(78.1%)보다 높은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2017년 우발채무는 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1조7471억원, 지난해에는 2조1768억원으로 급증했다.
키움증권 뿐만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증권사인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도 우발채무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신증권의 2분기 우발채무는 7559억원으로 전년(6929억원)보다 상승했으며, 하이투자증권은 1조3463억원으로 전년(9776억원)보다 올랐다.
특히 이들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관련 PF 비중이 높아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키움증권은 관련 비중이 전체 1조7000억원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가 1조3000억원, 하이투자증권은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부동산 PF 중심의 우발채무 위험 확대는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세 회사 모두 총위험액(시장위험액, 거래상대방위험액, 기초위험액, 신용집중위험액)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은 총위험액이 올해 2분기 9926억원으로 전년(9516억원)을 넘어섰으며, 대신증권도 지난해 2888억원에서 올 2분기 3147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발부채 대다수가 부동산 PF로 구성돼 있는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가 꾸준히 이어져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위험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우발부채 증가가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지표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발채무확대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다만 자본 완충력에 대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관리하려면 기존 자산을 매각한 후 새로운 계약을 진행해 한도를 관리하고, 기초자산을 분산하는 등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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