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NH투자증권이 국내 대형 기업공개(IPO)를 '싹쓸이'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어’를 사로잡은 가운데 1조원이 넘는 공모자금을 모집하면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내년에도 카카오페이지, 현대카드 등 굵직한 IPO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상반기 IPO 주관 실적은 1조1389억원으로 증권사들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대우(2655억원), 신한금융투자(1672억원), 한국투자증권(1547억원) 순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SNK(1697억원)와 현대오토에버(1685억원)의 IPO를 주관하는 등 13건의 IPO를 진행하며 주목받았지만 한국투자증권(19건)에 밀려 2위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NH투자증권은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었다. 지난 5월말 IPO 공모규모를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이 1210억원으로 1위, KB증권이 463억원으로 2위, NH투자증권은 332억원 수준으로 4위에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 IPO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단숨에 1위로 발돋음하게 된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4만9000원, 공모규모가 9593억원이었다. SK바이오팜 이후 NH투자증권의 IPO 공모규모는 1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특히 NH투자증권이 올해 IPO 최대어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1위 자리를 완전히 굳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빅히트엔터의 공모규모가 최대 9626억원에 달하면서 사실상 올해 NH투자증권의 총 공모규모가 2조원을 넘게 된다. 2위 한국투자증권(약 1조원)과 2배 가까운 실적을 내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은 내년에도 SK텔레콤 자회사 앱 마켓 ‘원스토어’,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지, 현대카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굵직한 IPO 대표 주관사를 맡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예정된 IPO 일정만 그대로 가져간다면 시장 1위 자리를 무난하게 수성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내년 IPO 최대어인 카카오뱅크 주관사 선정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SK바이오팜 주관으로 시장 1위로 단숨에 도약했듯, 다른 증권사가 카카오뱅크 대표주관사로 선정될 경우 순위 변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카카오뱅크 대표 주관사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경쟁사인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데다, 금융지주 소속이기에 경쟁업체를 돕는 주관사 업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업가치가 6조~8조원대로 추산된다. 카카오 계열사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크다”며 “대표 주관사로 선정될 경우 충분히 IPO시장 1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