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국기업평가 "하나금투, 해외투자 급증…리스크 강화 필요"

김태환 기자 2020-08-18 17:59:15
2017년 우발부채 9000억원, 지난해 4조4016억원 2018년부터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 빠르게 증가

[하나금융투자 사옥,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데일리동방] 하나금융투자의 해외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저금리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변수 등으로 시장 상황아 악화하면 신용부담이 가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올 3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하나금융투자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최근 2년간 해외투자 확대 속도를 고려하면 자본적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지속적으로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IB 수익구조가 안정화와 유상증자 성공 등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집합투자증권 중 해외투자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우발채무 등의 신용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최근 공시를 보면 하나금융투자의 우발부채는 2017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4016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자본비율(NCR)도 떨어졌다. 2019년 말 하나금투 수정 NCR은 183.4%로, 2017년 말(312.4%) 대비 크게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2018년부터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익스포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자기자본투자(PI) 성향의 집합투자증권과 신용공여 중 해외자산과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70% 내외를 구성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자자산 관련 유동성 및 신용위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

다만, 꾸준히 증가하는 IB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는 고무적으로 진단했다. 과거의 하나금융투자는 대형사 피어그룹(업종과 볼륨이 유사한 비교기업) 중 시장지위가 낮았지만 IB부문이 꾸준히 성장해 최근에는 선발업체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올해 1분기 하나금융투자의 IB부문 순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억원 상승한 73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투자의 IB분야 순이익은 지난 2016년 726억원에서 2017년 1150억원, 2018년 2158억원, 지난해 3336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나금융투자의 3년간 당기순이익 합은 276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투자의 당기순이익인 2895억원에 근접하고 신한금융투자의 2087억원보다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해당기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을 살펴보면 하나금투는 0.9%로, NH투자증권(0.8%), 신한금융투자(0.8%), 미래에셋대우(0.7%), KB투자증권(0.7%)보다 높다.

김 연구원은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이후 안정적인 이자 수익과 금융주선 및 신용공여 등 IB 부문 수익 확대, 지점통폐합에 따른 판관비를 감축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지난해에도 IB부문 실적 확대와 상반기 채권운용 부문 수익개선으로 ROA와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이 각각 1.16%, 51.4%를 기록하는 등 매우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