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자본을 확충해 수익기반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보험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제 3자배정 방식으로 보통주 2865만3296주(발행가액 1주당 6980원)를 신주 발행한다. 청약일은 오는 24일이고 납입일은 25일, 상장 예정은 다음달 9일이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교보증권의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별도기준) 9435억원의 21.2%에 이른다. 증자 완료 후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1000억원을 웃돌게 된다.
덕분에 교보증권은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리스크 대응능력이 개선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68.9%로 업계평균 78.1%(지난해 말 기준)을 소폭 밑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신평은 이번 증자로 교보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56.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우발채무를 업계 평균이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번 증자로 더욱 안전해 질 수 있게됐다.
상대적으로 운용리스크가 높은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ELS, DLS)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교보증권의 올해 3월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3조2000억원으로 이중 원급비보장형 상품 잔액은 9000억원 수준이다. 3월 말 현재 자기자본 대비 ELS, DLS 발행 잔액 비중은 98.4%로 증자 후에는 82.2%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DLS헤지 관련 파생상품운용 손실 발생 등으로 올해 1분기에 19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이다.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으로 자본적정성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교보증권의 순자본비율은 420.2%로 증자 후에는 568.4%로 상승할 전망이다. 나신평은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한 자본적정성의 제고, 이에 따른 위험인수 능력 확대는 사업기반 강화와 수익창출 능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IB부문과 자산관리부문의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 총자산순이익률(ROA)가 1.0%를 웃도는 등 우수한 수익성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적자 전환한 상황이다. 더불어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나신평은 “이번 증자로 교보증권의 자본적정성이 제고되고 우발채무, 파생결합증권리스크에 대한 대응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러가지 비우호적 요인을 고려할 때 사업기반 강화와 수익창출 능력제고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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