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잠실운동장 개발계획 윤곽, 주변 부동산시장 '꿈틀'

김동현 기자 2020-06-10 03:07:00
서울시, '잠실 스포츠·MICE 민간투자사업' 적격조사 완료 삼성동 GBC 연결 프로젝트…대규모 비즈니스벨트 조성 아파트 시세 상승 가능성 보여…일부 단지 전고점 회복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개발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데일리동방] 서울시가 잠실운동장 일대를 스포츠 복합시설과 전시·컨벤션 공간(MICE)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개발 호재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주변 아파트 매매가가 급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한 '잠실 스포츠·MICE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가 완료됐다. 시는 앞으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와 서울시 의회의 동의를 받은 뒤 연내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업은 잠실운동장 주경기장을 제외한 부지에 전시·컨벤션시설(전용 12만㎡), 스포츠복합시설(1만1000석 내외), 수영장(공인 2급 규모, 5000석), 수변레저시설, 호텔(900실), 문화·상업·업무시설 등이 조성되는 프로젝트다.

야구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3만5000석 규모로 탈바꿈한다. 주경기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스포츠시설뿐 아니라 유스호스텔, 판매시설,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체육시설 등이 도입된 복합시설로 개발된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착공허가를 받은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연결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 완료 이후 일대 대규모 비즈니스벨트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개발사업의 영향권에 속한 송파구 잠실동 인근 단지는 벌써부터 아파트 매매가가 꿈틀거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송파구와 강남구 일대에 대한 실거래 조사를 벌인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잠실 MICE 개발사업지 일대에 시장 과열과 불법행위가 성행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주변 지역에 대한 고강도 실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거래와 업다운 계약서 등 의심 사례와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거래, 투기성 법인거래, 소득·잔고증명 등 증빙자료 부실제출 의심거래 등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잔고와 소득 등 증빙자료상 금액이 자금조달계획서 기재 금액보다 현저히 적은 경우에는 잔금이 납부되기 전에라도 신고 즉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개발계획 발표 이후 주변 리센츠, 엘스 등 대단지 아파트와 잠실역 일대 잠실주공5단지, 장미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매수심리 자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일부 단지들은 집주인이 매물 호가를 올리는 등 시세가 오를 기미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동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잠실권 내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원가량 올려서 다시 내놓는 경우가 일부 있다”며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이 지나면서 강남권 절세 급매물이 모두 소화된 상황에 지난달처럼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절세 매물이 대부분 소화된 가운데 개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잠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발 소식 이후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82㎡가 전고점인 23억원 수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지나면서 강남권 아파트 시세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는 가운데 개발계획까지 구체화 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도 보여지고 있다”며 “정부가 핀셋 규제를 통한 실거래 조사의지를 내비쳐 가격이 급증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