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민생경제 회복이 최우선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경제통’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경제를 지배해왔던 신자유주의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속에서 정부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데다 ‘수출경제’에 기대온 한국경제 역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급한 경제 현안은 기업들의 줄도산과 실업대란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고, 노사간 고용유지와 대중소기업 상생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또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과 여행·관광 등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책도 중요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게 선결과제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사 간 고용유지와 임금동결 등의 상생, 경제 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기업 지원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4.15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 의석을 확보, 개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입법을 처리할 수 있는 막강한 입법 권력을 갖게 되면서 향후 정부여당의 경제정책과 경제입법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도 주목된다.
◇민주당, 기업 규제 강화 속 공정·포용정책에 주력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 중 151명(50.3%)이 초선이다. 17대 국회(188명) 이후 가장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선자 163명 중 68명이, 미래통합당은 84명 중 40명이 국회에 처음 입성한다.
이들 가운데 '경제통'으로 꼽히는 여야 당선인의 수는 20대 국회 때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분야별로 전문적 역량을 가진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어 활발한 입법 활동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먼저 여당인 민주당 소속 '경제통'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주로 기업인 출신과 노동계가 주를 이룬다.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역임한 홍성국(세종 갑) 당선인, 카카오뱅크 부사장을 지낸 이용우(경기 고양정) 당선인,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광주 서을) 당선인 등이 있다.
홍성국(세종 갑) 당선인은 증권·금융 등 실물경제는 물론이고 글로벌경제에도 능통한 경제 전문가다. 1986년 대우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투자분석부장, 리서치센터장, 미래설계연구소장 등을 거친 후 대우증권 사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2016년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합병 후에는 미래에셋대우 사장으로 일했다.
홍 당선인은 지난 2월 민주당 경제대변인으로 선정됐고, 3월부터는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홍 당선인은 세종시를 첨단기술의 시험장으로 만들어 소프트웨어산업과 청년 스타트업 등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떄문에 국토교통위원회 배정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우 당선인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혁신금융 전문가 면모를 보여줬던 만큼 국회에서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 금융권 규제완화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규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양향자 당선인은 광주에 ‘미래차 원스톱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삼성 전장사업과 삼성SDI의 광주 유치를 경제공약으로 내걸었다.
비례대표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선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사무소 대표를 지낸 조정훈 당선인, 한국재정정책연구원 원장을 지낸 예산·재정 전문가 양경숙 당선인, 김경만 당선인(전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과 이동주 당선인(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등이 있다.
문재인정부는 민주당의 강력한 입법 뒷받침 속에서 '공정·포용혁신' 기조의 핵심 경제정책을 완수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1대 국회에는 청와대 참모 출신· 정부위원회 인사 등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과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들이 대거 입성했다. 청와대 수석을 지낸 정태호·윤영찬·이용선 당선자 등 청와대 출신만 민주당 초선 68명 중 16명(23.5%)이나 된다.
◇통합당, '문재인정부 경제실정' 부각…'친기업 규제완화' 정책에 방점
미래통합당에선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당선인(서울 강남병)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인 윤희숙 당선인(서울 서초 갑) 등이 경제통으로 꼽힌다.
유경준 당선인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와 통계청장을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로, 기획재정위원회 쪽으로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숙 당선인은 실물 경제에 능통한 전문가로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복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일례로 최저임금위 역사 최초로 공익위원을 사퇴해 소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 당선인 모두 강남 지역에서 선택을 받은 만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부동산정책에 화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당선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출신인 한무경 당선인,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을 역임한 이영 당선인,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최승재 당선인 등이 꼽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당선인은 당내에서 손꼽히는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윤 당선인은 ‘온라인 금융 특별법’을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금산분리 완화 필요성도 언급한 바 있다
한무경 당선인은 소기업, 지방기업, 여성기업이라는 비주류로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호 법안으로 준비 중인 ‘성장사다리법’(가칭)은 중소기업이 효림그룹과 같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여성 소상공인 기본법’(가칭)은 139만명에 달하는 여성 기업인·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법이다.
최승재 당선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기본법의 하위 법령으로 ‘소상공인복지법’(가칭)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21대 국회에 한국노총 출신 10명 입성···친노동정책 주목
21대 국회에서 한국노총 출신은 무려 10명이다.
이 가운데 초선인 민주당 김주영(경기 김포시갑) 당선인은 2017~2019년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냈으며 더불어시민당 이수진 당선인은 한국노총 의료산업노련 위원장을 거쳐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통합당에서는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을 지낸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당선인이 꼽히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박대수 당선인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을 지냈다.
당장 최저임금 심의, 주52시간제 보완 등 탄력근로제 확대,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동계 현안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회복이 우선시되면서 정부여당이 당초 선거기간 공약했던 노동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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