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투자로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 속에서 실적악화를 겪게 된 것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S-OIL은 2014년 정유업계 대규모 적자 때 직원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업황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 업계는 S-OIL의 이번 직원 희망퇴직 시행 검토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S-OIL 측은 이와 관련해 11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어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셈이다.
S-OIL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S-OIL이 직원 희망퇴직제를 실시할 경우 정유업계 1위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직원 희망퇴직 시행 때 희망퇴직 직원에 대해 5년치 기본급 줬던 사례를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OIL의 직원 희망퇴직 시행 검토 소식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년 정유업계가 대규모 적자에 빠졌을 때 각 사별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한 적은 있다"면서도 "당시에도 유일하게 희망퇴직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던 S-OIL이 오히려 흑자인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점은 이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S-OIL은 지난해 국내 정유4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S-OIL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4492억원에 그쳐 업계 4위인 현대오일뱅크(5220억원) 보다도 뒤쳐졌다. S-OIL이 현대오일뱅크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것은 지난 2014년 정유업계 대규모 적자사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에서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53억원을 기록, 정유업계에서 유일하게 정유부문에서 적자에 빠졌다. 글로벌 수급여건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타 정유사들이 정유부문에서 흑자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실적악화 속에서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창사 후 최대규모 프로젝트였던 RUC&ODC 시설에 4조8000억원을 투자하면서다. S-OIL의 차입금의존도는 2017년까지 33% 안팎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44%로 늘었다. 같은기간 부채비율도 120%에서 162%로 뛰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인해 투자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S-OIL이 발표한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2550억원을 기록, 전년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 3581억원 보다도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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