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데일리人]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올인’과 ‘다양성’으로 글로벌 공략

이성규 기자 2019-12-17 18:53:18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론칭…메이저 게임사 도약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사진=펄어비스]

[데일리동방]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투자자’ 출신이다. 펄어비스에 몸 담은 것은 ‘올인’ 전략이나 다름 없다. 한 곳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검은사막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의 독특한 이력이 펄어비스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글로벌 론칭 이후 주요 국가 어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다운로드 기준 상위에 올랐다. 북미 구글플레이와 애플스토어 1위, 태국은 애플 무료 인기 게임 1위, 싱가포르·필리핀·인도네시아 양대 마켓 1위, 러시아 구글 인기 게임 1위,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구글 인기 게임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중이다.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PC 기반 검은사막 온라인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해는 순항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은 모바일 MMORPG 장르가 성숙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라 할 수 있다.

펄어비스를 이끄는 인물은 크게 정경인 대표와 김대일 의장으로 나뉜다. 김대일 의장은 펄어비스 창업자이자 개발자이며 정경인 대표는 경영자로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정경인 대표의 이력이다. 게임 전문가가 아닌 투자전문가로 지난 2016년까지 LB인베스트먼트에 몸을 담았다. 펄어비스 투자 심사를 맡은 것을 인연으로 2015년 사외이사직을 맡았으며 이듬해 펄어비스 대표가 됐다.

주지하다시피 투자업계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성장이 유망한 기업이 있다면 뛰어들고 그렇지 않다면 냉정하게 등을 돌린다. 따라서 투자자가 한 기업에 몸을 담는 것은 소위 말하는 ‘몰빵’의 개념과 같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극대화하는 셈이다.

그러나 투자 대상이 그 어떤 기업보다 훌륭하다면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이 가능하다. 그런 기업을 좇고 찾아내는 것이 투자자다. 정경인 대표가 거취를 옮긴 것도 그 어떤 기업보다 펄어비스 전망이 투자자 입장에서 ‘최고’라는 자신감의 일부로 보인다.

그간 게이머들은 판박이처럼 찍어내는 양산형, 부족한 콘텐츠, 과금 유도에 지쳤다. ‘대작’이라는 수식어를 단 신작 게임들도 별반 다를게 없었다. 특히 MMORPG는 개발 노력 대비 돈을 벌기 어려워 게임사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펄어비스 주력 게임인 검은사막은 출시 이후 ‘국내 MMORPG 게임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기 충분했다.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전투, 생활, 무역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콘텐츠가 너무 많아 무엇을 먼저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유저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게임 내에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그대로 실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온라인, 검은사막 모바일을 거쳐 검은사막 콘솔판까지 내놨다. 사실상 모든 게임기기에서 검은사막 IP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후 검은사막 모바일을 글로벌시장에 런칭했다. 각 지역마다 주력 게임 기종이 다르고 즐기는 방식조차 다르다는 점에서 ‘다양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정경인 대표는 펄어비스를 국내 최고 게임사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와 비교하면 아직 그 규모는 작지만 게임 개발, 글로벌 진출 역량은 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더 공격적이라 할 수 있다.

투자자의 길을 걸었던 만큼 철저한 시장조사와 진출 전략 등 능력이 펄어비스 사세를 키우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일 의장이 펄어비스 안 살림을 챙기는 ‘어머니’ 같은 인물이라면 정경인 대표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김대일 의장이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도 정경인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경인 대표도 김대일 의장 덕에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정경인 대표는 펄어비스에 ‘올인’했다. 한 곳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검은사막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검은사막 외에도 섀도우아레나, 플랜8, 도깨비, 붉은사막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가 허황된 목표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